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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황당한 대선 테마주와 버핏의 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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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장에서는 비슷한 재료에 따라 영향을 받는 기업들을 묶어 '테마주'로 부른다. 현재 이름이 오르내리는 테마주는 '남북경협주' '방위산업주' '풍력발전주' 등 50여개에 달한다. 물론 정부 정책에 동업종 기업들이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여러 기업 주가가 동반 상승하거나 하락한다. 요즘은 주가가 정치 동향에 더욱 민감해져 특정 후보에 따라 주가가 우르르 오르거나 내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박근혜주' '유시민주'가 그것이다. 여론 조사결과 이들 후보의 지지율이 높다고 발표되면서 그 후보와 가깝다고 소문난 기업들의 주가가 춤추는 식이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새 국민참여당 대표에 취임하자 어제 SG&G가 7% 넘게 급등했는가 하면 SG충남방적은 장 중 한때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회사 대표가 유 후보와 친하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해당 기업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지지율이 가장 높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주가에도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는 정치인이다. 그가 복지정책을 강조하면 저출산 관련주가, 물의 중요성을 언급하면 물 사업 관련주가 오른다.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특위의 고문으로 활동에 나서자 동계올림픽 테마주가 한꺼번에 상한가로 치솟기도 했다.


최근 돌출된 리비아 사태로 현지에 진출한 건설업체나 석유 업종의 주가가 일제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인의 동정에 춤추는 주가는 정상이 아니다. 대통령선거는 2년 가까이 남아 있다. 대통령 당선 가능성을 점치기는 쉽지 않고 어느 후보가 당선돼도 수많은 정책 변수가 작용한다. 3년여 전 건설회사 최고경영자 출신인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건설업종의 수혜가 예상됐지만 그 후 건설업은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이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모 여행사 회장은 구속됐고 그 기업 주가는 5분의 1로 급락했다.

여러 테마주 가운데서도 가장 근거가 약한 것이 정치 테마주가 아닌가 싶다. 초보 투자자들이 이런 테마주에 따라다니면 피해를 입기 십상이다. 때마침 방한한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이 "업종보다는 기업의 10년 후 모습을 생각하면서 투자 대상을 결정한다"고 말한 것은 새겨들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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