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영국 윌리엄 윈저 왕자가 ‘로열 패밀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영국 왕실의 왕위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는 홍수와 지진 등 재난 지역을 방문하며 생존자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0일 (현지시간) 윌리엄 왕자가 홍수와 지진 피해 지역인 호주와 뉴질랜드를 잇따라 방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특히 윌리엄 왕자가 멈춰선 곳은 호주에서 발생한 최악의 홍수 속에서 어린 동생을 구하기 위해 그의 목숨을 내준 13세 어린 소년의 가족이었다”고 덧붙였다.
퀸즐랜드주 중서부 투움바에 살고 있던 조던은 지난 1월 10일 오후 어머니 도나(43)와 동생 블레이크(10)와 함께 승용차에 타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밀려든 급류에 차량이 떠내려가면서 죽음을 눈앞에 두게 됐다.
이를 목격한 주민 워런 매커린(건축업)이 밧줄을 가져와 차량 지붕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라이스 가족에게 밧줄을 던져줬다.
수영을 하지 못하는 조던이 먼저 밧줄을 잡았으나 그는 곧바로 밧줄을 동생 블레이크에게 넘겼다. 매커린은 "조던이 동생을 먼저 구조해 달라고 외쳤다"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결국 조던과 엄마는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윌리엄 왕자는 동생 블레이크와 그의 아버지 존 타이슨과 이야기를 나눴다. 타이슨은 그와 만난 후 인터뷰에서 “윌리엄의 우리의 고통을 느꼈고, 그의 눈을 통해 당신들은 우리의 고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족들의 이야기는 앞서 지난달 9일 호주 여장부로 통하는 줄리아 길러드 총리가 호주 연방 의회에서 이 가족을 언급하며 연설 중 눈물을 보인바 있다. 길러드 총리는 홍수로 피해를 입은 사람을 애도하며 피해 복구를 위해 이른바 ‘홍수세’ 신설의 당위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윌리엄 왕자는 지난주 뉴질랜드 지진 피해현장에 이어 이번주 호주 홍수 피해 현장을 돌며 피해 현황과 복구 상황을 듣고 생존자들과의 만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윌리엄 왕자의 다음 스케줄은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면서 “그는 군용 헬리콥터를 타고 뉴질랜드 그랜섬, 홍수가 휩쓸고 지나간 호주 입스위치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그는 재난 중에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사는 곳에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바비큐 파티를 포함한 이들의 각종 행사에 참석해 군중들에게 카우보이 모자를 흔들어 보이며 생존자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 있다.
한편, 윌리엄 왕자가 호주 등을 방문하는 것은 호주가 영국 연방국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전 식민지였던 호주는 엘리자베스 2세에 의해 입헌군주제가 됐다. 그러나 호주 정부는 영국으로부터 완벽하게 독립을 원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길러드 총리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에 깊은 애정이 있으나, 엘리자베스 2세가 호주의 마지막 국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국왕이 바뀌는 시점이 (공화제 이행의) 적기라고 본다”고 말하며 호주가 영국 연방에서 탈퇴하고자 한다는 뜻을 시사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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