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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너무해" 진퇴양난 빠진 식품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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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설탕 뿐만이 아니라 모든 원자재값이 급등하고 있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데 정부가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치켜보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식품업계 관계자)


식품업계가 진퇴양난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설탕 등 각종 원자재값이 올라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정부의 물가안정 압력에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공장 가동을 위한 기름값마저 큰 폭으로 뛰고 있어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에 이어 삼양사대한제당이 설탕값을 올렸다.


이날 삼양사는 오는 21일부터 설탕 소매가격을 평균 9.9% 올린다고 밝혔다. 대한제당은 이날부터 설탕 공급가격을 평균 9.9% 인상하기로 했다.

삼양사 관계자는 "국제 원당 가격 급등으로 인한 원가 상승 요인은 20% 이상이지만 정부 물가안정 정책에 적극 협조하고, 시장 충격 완화를 위해 한 자리수로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국내 설탕시장 점유율 1위인 CJ제일제당은 12일부터 공장도 가격 기준으로 설탕값을 평균 9.8% 인상했다.


설탕값이 오르자 설탕을 원료로 사용하는 빵, 아이스크림 등의 가공식품 제조업체들도 난감한 입장이다. 원가 상승 요인을 생각하자면 제품 가격을 올려야하지만 정부 압박에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설탕뿐만 아니라 각종 원재료 가격상승으로 인해 가격인상 요인이 계속 발생했으나 서민경제 안정을 위해 가격인상을 자제해 왔는데, 지난 12월에 이어 이번까지 2차례에 걸쳐 20% 이상 설탕가격을 올려서 곤혹스럽다"면서 "특히 정부의 물가 안정 압박이 너무 심해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우유는 구제역 여파로 인해 지난달 16일 커피전문점, 제과ㆍ제빵업체 등 특수거래처에 공급되는 우유가격을 최고 66% 올린다는 방침을 정했다가 정부 압력에 반나절 만에 철회한 바 있다.


이에 앞서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두부 등 몇몇 제품 가격을 인상했지만 새해 들어 곧바로 다시 내렸다. 오뚜기대상도 당면과 두부제품 가격을 올렸지만 한달도 되지 않아 원래 가격으로 다시 돌아왔다.


서민생활과 직결된 품목 가운데 가격이 인상됐거나 인상이 예상되는 품목들에 대해 담합 등 불공정 행위를 전면적으로 조사하겠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발표 이후에 벌어진 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 인상에 대한 강한 압박을 줘 눈치를 보면서 조심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공산주의 국가도 아니고 자본주의 국가에서 경제 논리에 따르자면 업계 숨통을 터줘야 하는데 언제까지 이럴 것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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