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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엔고 억제 총력..11년만에 공동 환시개입(상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7초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지난 11일 일본 열도를 뒤흔든 대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 여파로 엔화 가치가 치솟으면서 주요 7개국(G7)이 18일 오전 7시 긴급 전화회의를 열고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키로 결의했다. G7 국가들이 함께 환시개입에 나서는 것은 지난 200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은 G7 긴급 회의 이후 도쿄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을 비롯해 미국과 영국, 유럽중앙은행(ECB), 캐나다 당국이 각국의 외환시장이 개장하면 엔화를 매각하고 달러를 사들이는 환시 개입에 참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 대지진 여파로 일본 기업과 보험업체들이 엔화를 역송금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전일 엔·달러 환율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저치로 곤두박질친데 따른 조치다.


17일 오전 엔·달러 환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저치인 76.36엔까지 떨어졌다. 지난 1995년 4월 79.75엔까지 내렸던 역대 기록을 깬 것이다.

지진 피해 복구 자금 마련을 위해 일본 기업들이 해외 자산을 회수하고 보험업체들이 보험금 지출을 위해 엔화를 역송금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엔화 강세를 부추겼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늘어난 것도 엔 강세를 이끌었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은 엔화가 초강세를 보이자 “시장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엔 강세 이유에 대해서는 “거래가 뜸해진 가운데 다양한 투기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고 언급하며 투기세력이 엔 강세를 이끈 것으로 진단했다.


이케다 모토히사 경제산업성 부대신(차관)은 “일본 기업들이 해외 자산을 매각해 엔화를 본국으로 송환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는 2008년의 결정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8년 10월 엔·달러 환율이 13년래 최저치를 기록하자 일본 정부는 G7에 환시 개입을 용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G7은 환시개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당시 일본 정부는 환시 개입에 나설 수 없었다.


그 후 일본은행(BOJ)은 지난해 9월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15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6년반 만에 2조엔을 투입해 환시개입을 단행했다.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는 지진 여파에 따른 엔고 현상을 예외적인 상황으로 분류하고, 엔화 초강세가 일본의 피해 재건에 타격을 줄 뿐 아니라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에 환시 개입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BOJ의 환시개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0시 53분 현재 81.35엔에 거래되고 있다.


BOJ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강력한 통화완화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BOJ는 이미 지난 14일부터 총 33조엔의 긴급 자금을 투입했으며, 이날 추가로 3조 엔(370억 달러)을 더 투입하기로 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토마스 하르 외환거래 담당자는 “이를 통해 엔화 안정을 이끌어낸다면 일본 경제를 지탱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BOJ의 단독 개입이 아닌 다른 국가들의 공동 개입으로 엔화를 더 성공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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