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엇갈린 전망
관광객 감소 항공·여행·카지노주 직격탄
반도체·디스플레이주 등은 중립적 영향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지선호 기자]일본 지진의 여파로 국내 증시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증시 전체적인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업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부문은 일본 완성차 업체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 기업들의 생산 및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3사는 14일 일본 내 모든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일본 자동차 3사가 품질관리 저하, 수출지연, 내수판매 급감 등으로 악재의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은 도요타의 경우 미국 수출 차종 '야리스'를 생산하는 센트럴 모터스와 '야리스'와 '사이언'을 생산하는 간토 어토웍스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어 수출에 지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철강업체들은 대지진 직후 가동을 전면중단한 뒤 14일 대부분 재가동되면서 본격적인 복구작업을 개시한 모습이지만 완전한 복구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피해로 일본 철강 생산능력의 약 23%에 해당하는 생산 차질이 추정된다"며 "공급차질, 복구시간 등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철강산업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유공장의 가동 차질로 정유 업종도 기회가 되리라는 평가다. 다만 원가부담으로 화학섬유 등 기초유화업체는 중립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박연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가동이 중단된 정유 설비는 전체 일본 설비의 25%, 아시아 정제설비의 4%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정유공장의 경우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 여진이 이어지고 있고 전력수급도 여의치 않아 장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일본 지진 발생 이후 개장된 미국과 유럽 주식시장에서는 정유, 화학기업들의 주가가 전일대비 강세를 보였다.
일본 전자업체들이 지리적으로 일본 서쪽에 위치하고 있어 지진의 직접적인 피해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자동차나 철강 부문보다 긍정적인 영향은 덜 한 편이라는 분석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도시바, 엘피다 등 경쟁업체는 일본 서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영향이 미미하다면 국내 기업의 반사이익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낸드플래시 부문의 경쟁력이 강화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안성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낸드플래시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상위 1,2위 업체가 공급의 70%를 담당하고 있다"며 "일본 지진을 계기로 3,4위 업체인 마이크론, 하이닉스로 구매선이 다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 지진이 일본인 관광객 감소로 이어져 호텔업, 여행업, 카지노업 등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국내 아웃바운드 홀세일 업체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경우 일본행 고객 비중이 20%를 상회한다. 현대증권 한익희 연구원은 "하나투어의 경우 지난해 일본행 고객 비중은 24%, 수탁금 비중은 19%로 일본사업부 영업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여행 산업과 연계된 항공 산업도 피해가 우려된다. 최중혁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몇 달간 여진이 계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방사능 노출까지 우려돼 여객 수요자들이 일본 입국 자체를 기피할 것"이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실적에 모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카지노, 면세점 업계 역시 일본관광객 수요 감소로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임철영 기자 cylim@
지선호 기자 likemo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