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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쓰나미와 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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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사상 최악의 쓰나미가 덮친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 쇼핑센터와 편의점 앞에는 수백명이 줄을 서 있다. 물자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 가게마다 생필품이 부족한 상태지만 새치기하거나 밀치는 사람은 없다. 앞줄에 선 사람은 뒷사람들을 위해 최소한의 생필품만 사는 배려를 한다. 구호품을 받아갈때도 순서를 기다려 하나씩만 받아간다. 센다이 도심의 건널목은 대부분 내려앉은 채 복구되지 않았지만 일부 신호등이 남아있는 곳에선 시민들이 파란불이 들어오길 기다린다.


지진과 쓰나미, 원전 폭발이라는 최악의 공포 속에서 보여준 일본인들은 전율을 느낄 정도로 침착한 대응을 보였다. 나만 살겠다고 생필품 사재기를 하고, 심지어 어수선한 분위기에 편승해 약탈과 방화가 일어나는 일부 국가들의 사례와 굳이 비교하지 않더라도 최악의 재난에 대처하는 일본인들의 지혜와 질서의식은 박수받기에 충분하다.

쓰나미(tsnami)가 세계 3위, 얼마전까지 2위였던 경제대국 일본을 덮쳤다. 공식 집계된 인명 피해는 실종자와 사망자가 수천명이지만 정황상 수만명대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이재민은 수십만명에 달하고, 산업계 피해액은 최고 1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업계의 피해액은 최대 346억달러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진도 7의 여진이 있을 확률이 70%나 된다는 예측까지 나왔다. 채 복구를 하기도 전에 다시 강진이 발생하게 되면 추가 피해를 피하기 어렵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불행에 증시 참여자들의 마음도 편치 않다. 일본 지진 관련 전략을 내는 증권사들은 리포트 서두에 애도의 뜻을 표했다. 피해가 최소화 되기를, 고통의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마음속으로 함께 기원한다는 말은 '인지상정'이다.


그래도 역시 증시는 냉정하다. 대지진에 대한 영향력 계산에 분주하다. 일단 다수 의견은 대지진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지난 1995년 고베 대지진과 비교할 때 세계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덜 할 것이란 분석이 다수다. 이번 대지진이 16년전에 비해 강도는 강했지만 도심 직하형이 아니어서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대지진의 직격탄을 입은 곳은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 원전도 있고, 글로벌 기업 소니의 공장도 있지만 농촌지역이 대부분이다. 일본 GDP의 감소효과도 1%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고베 대지진때 GDP 감소는 약 2.6% 정도로 추산된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고베지진때보다 경제적 손실은 적은 반면 피해 지역이 넓어 피해 복구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는 경제적 손실 대비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나대투증권도 1000억달러 내외의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 예상되지만 일본 정부의 복구 및 재건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여 실질적인 경제 충격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경제 성장에 대한 일본의 낮은 기여도 및 우리나라의 대일 부역의존도 하락 등을 감안하면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국내외 경제의 직간접적인 타격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주식시장은 주식시장은 중동사태와 유럽 재정문제 재부각 등 다양한 악재가 겹쳐 있는 상황에서 일본 대지진의 영향권에 놓이게 됨에 따라 시장의 단기 센티멘탈에는 부정적인 변수라고 지적했다. 그래도 장기적인 상승추세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나대투증권은 과거 대지진때 상황을 생각한다면 우려보다는 수혜업종을 찾는 쪽으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하나대투증권이 분석한 업종별 영향이다.

□ 주요 업종별 영향 : 자동차, 화학, 철강, 반도체 수혜 예상
- 자동차 : 일본업체의 생산/판매 차질, 해외시장 판매경쟁력 제고로 반사이익 예상
- 정유/화학 : 일본정제 설비의 15% 가동중단 예상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
- 철강 : 공급부족으로 열연과 후판을 일괄 생산하는 POSCO와 현대제철 수혜
- 반도체 : 공급부족에 따른 반도체 가격 상승 예상, 세트업체 수혜는 크지 않을 듯
- 건설 : 국내 건설업종의 직간접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
- 운송 : 일본관련 여객 및 화물 매출 감소로 부정적인 요인 우세


언제 다시 강한 여진이 있을지 모르는 불안함처럼 일본발 금융쓰나미가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IBK투자증권은 대지진으로 일본경제의 역성장 및 디플레 우려, 엔화약세 전환 가능성 등이 한국경제에 미칠 타격이 클 수 있는 만큼 아직 일본발 금융 쓰나미는 사라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특히 고베대지진 당시 막연한 낙관론으로 투자에 나선 결과 베어링사를 파산시켰던 닉니슨의 전례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피해규모도 고베 대지진때보다 더 클 것이라고 봤다. 고베 대지진때 피해규모는 10조엔 정도로 추산된다. 달러로 환산하면 얼추 1000억달러, 우리 돈으로 100조원 가량이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고베대지진보다 훨씬 파괴적일 뿐 만 아니라 산업 및 원전시설의 피해가 심각하기 때문에 그 영향은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이라며 "일본경제가 역성장과 디플레 국면으로의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장이 열리기 전, 일본 대지진이 한국증시에 어떻게 작용할지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루 이틀 보이는 움직임과 이후 흐름이 완전히 다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언제 다시 여진이 있을지 모르는데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질서를 지키는 침착함이다.


지난 주말 뉴욕시장은 일본 대지진 참사에도 상승마감했다. 다우지수가 전거래일 대비 59.79포인트(0.50%) 오른 1만2044.09로, 나스닥은 14.59포인트(0.54%) 상승한 2715.61로, S&P500은 9.17포인트(0.71%) 오른 1304.28로 마감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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