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일본 대지진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전문가들은 일단 세게 경제가 일본 지진으로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투자자들은 이번 지진을 통해 세계 경제에 대한 과도한 장밋빛 전망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미국 기업들이 일본 재건 특수를 누릴 것이라는 전망으로 상승했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5% 오른 1만2044.4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0.71% 상승한 1304.27, 나스닥지수는 0.54% 오른 2715.61을 기록했다.
CNBC는 일본 지진 때문에 증시가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보험업체의 경우 보험금 지급 때문에 하락할 수 있지만 다른 업종은 수요 증가로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토드 호르위츠 아담메시트레이딩그룹 최고투자전략가는 “일본 지진으로 증시에 불안정성이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지진은 자연재해일 뿐이며 일본은 곧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일본이 더 이상 세계 경제의 핵심 견인차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일본 지진보다 석유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더 큰 위험 요소라고 12일 지적했다.
11일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날보다 1.5% 내린 배럴당 101.1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00달러를 밑돌기도 했다. 런던 국제거래소(ICE) 5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1.66% 하락한 배럴당 113.44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CNBC는 유가가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북아프리카의 정정 불안에 따른 공급 부족 우려가 여전하고,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신흥국에서 석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넘지 않는다면 세계 경제는 계속해서 성장할 것보인다. 피어폰트 시큐리티스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는 계속해서 청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대지진보다 중국의 긴축정책이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펜하이머펀드의 슈타인 메츠는 “중국이 인플레를 제대로 견제하느냐가 세계 경제의 성장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위험에 둔감해진 모습을 보이며 세계 경제 회복을 맹신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세계 경제가 언제든 추락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티그룹의 스티븐 잉글랜더 애널리스트를 인용 “투자자들이 세게 경제 회복세에 취해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는 충고를 무시하고 있다”면서 “이번 일본 지진은 쉽게 일어나지는 않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지는 ‘블랙스완’과 같다”고 13일 지적했다.
FT는 이번 일본 지진이 물가 급등, 중동·북아프리카 정정불안, 유럽 재정위기와 맞물려 투자자의 둔감함을 일깨우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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