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일본 지진의 여파가 원자력 사고로 번지고 있다.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 발전소 1호기가 폭발한 데 이어 3호기까지 폭발 우려가 제기됐다.
12일 오후 3시 30분경 일본 언론들은 후쿠시마현 원전 1호기에서 폭발음이 들렸으며 흰 연기가 솟아올랐다고 전했다. 폭발의 원인은 수소로 추정되고 있다. 원자로에 전력공급이 차단되며 냉각장치에 이상이 발생, 핵연료봉(노심)의 온도가 높아지며 피복제인 지르코늄이 냉각수와 반응해 폭발성이 큰 수소가 만들어졌다는 것.
또한 냉각장치 이상으로 원자로가 과열돼 노심이 녹아내리는 노심용해(melt down)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원전 1호기를 운영하는 도쿄 전력은 발전소 주변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검출됐다며 "노심이 통상과 다른 상황에 처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노심이 녹아 물과 접촉하면 폭발이 일어나 방사선 누출의 피해가 급격히 커질 수 있다. 일본 당국은 현재 원자로 냉각을 위해 바닷물을 주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3호기까지 냉각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상태다. 도쿄전력은 정부에 원자력 비상사태를 신고하고 노심용해 차단 작업에 들어갔다. 방사선 누출 위험에 따라 후쿠시마 제1,2원자력발전소 인근 주민 21만명도 대피를 시작했다.
우리 나라에서 후쿠시마 원전 폭발에 따른 방사능 누출 영향은 아직 없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11일 오후부터 환경방사능감시 상황반을 운영중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감지된 이상 징후는 없다. 전국 70여군데 관측망을 통해 관측한 결과 방사능 준위에 변화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지점에서 900km가량 거리로 국내 관측망 중 가장 가까운 울릉도도 사흘 전과 변화가 없다는 설명이다.
백민 교과부 원자력안전국장은 "아직까지 국내에 영향을 미칠 만큼의 방사능은 누출되지 않았다"며 "일본 국내에서 바람을 타고 날아올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 바람이 러시아에서 태평양 쪽으로 불고 있어 방사능 물질이 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백 국장은 "방사능 누출에 대해 구체적으로 단계적 조치를 취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바람 영향 등으로 환경방사능 수치가 올라가면 비상대응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재익 교과부 원자력방재과장은 "방사능 준위가 1000나노시버트(nSv) 이하일 경우는 특별한 대책을 취하지 않는다"며 "1000나노시버트 이상일 경우 옥내에서 생활하고 외출을 삼가하도록 알린다"고 밝혔다. 나노시버트는 미량의 방사능 준위를 측정하는 단위로 현재 울릉도의 방사능 준위는 139나너시버트 수준이다. 노 과장은 "지역에 따라 방사능 누출량이 많을 경우 음식물 섭취 제한이나 타 지역 이동령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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