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11일 일본을 강타한 강진으로 전자제품과 자동차 부품, 철강 등의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공장들은 치명적이 피해를 입은 것 같지는 않지만 생산지연으로 일부 산업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진은 특히 수 십 곳의 반도체 공장 가동에도 지장을 초래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쓰이는 플래시 메모리 칩 공급 부족이나 가격 인상 염려를 낳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도시바나 산디스크 등의 공장들을 포함해 많은 핵심 칩 공장들은 이번 지진 진앙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내진설계가 돼 있다. 그러나 제조업체들은 완제품을 공항이나 항구로 운송하지 못하거나 직원 출근, 생산공장의 부품 공급 등의 차질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WSJ는 덧붙였다.
심지어 상대적으로 적은 공급부족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지난 몇 년 사이 첨단 제품에 대한 강한 수요 탓에 현물공급이 빠듯한 공급 체인을 더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제품 산업 조사업체인 IHS i서플라이의 렌 젤리넥 애널리스트는 “이것은 다음 분기동안에 모든 공급사슬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역시 시장 조사업체인 어브젝티브 어낼리시스(Objective Analysis)의 짐 핸디도 “지진의 여파로 놀라운 가격변화와 대규모 부족현상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의 칩 제조사들은 지난 해 638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전 세계 시장의 약 5분의 1을 차지했다. 특히 도시바는 세계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매출의 약 35%를 차지하고 있다.
도시바측은 이에 다라 모든 공장의 피해여부를 조사중이다. 도시바의 미국측 대변인인 데보라 차머스는 “공장피해에 따른 납품지연 외에 일본내외부의 도로와 철로, 해상 및 공중 운송 중단으로 출하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도시바와 합작해 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고 있는 샌디스크도 도쿄 남쪽에 있는 공장은 별로 큰 충격을 받지 않아지만 반도체 제조가 중단됐으며, 가공중이던 실리콘 웨이퍼가 일부 손실됐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공장은 가동을 재개했으나 현재 손실을 평가중이다.
진앙에 가까이 있는 기업들은 센다이 공장에서 마이크로제어장치라는 칩을 생산하는 프리스케일 세미컨덕터가 포함돼 있다. 이 회사 센다이공장은 인력이 철수되고 전력공급이 중단됐다
자동차 회사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혼다는 도교 북부의 도치기현에서 식당벽이 무너져 연구개발 분야 직원이 숨졌고 3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도치기현과 사이타마, 시즈오카현의 3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도요타도 자회사 두곳이 미야기현과 이와테 현의 공장을 폐쇄했으며, 닛산도 후쿠시마와 가나가와 현 등의 공장 5곳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일본 자동차회사들의 공장 폐쇄나 가동중단은 세계 자동차 시장이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지진으로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가동을 중단하거나 폐쇄함으로써 앞으로 세계 자동차 산업계는 부품을 제대로 공급받기 어려워지는 등 공급체인 전체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인 IHS글로벌 인사이트의 수석 분석가인 이언 플래처는 “하루 이틀치의 부품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공급체인이 얼마나 심각하게 타격을 받았느냐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08년 일본 혼슈의 지진으로도 자동차 생산이 부진했다“면서 ”당시 한 공급업체가 피스톤 링을 납품할 수없어 생산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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