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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vs 최은영, 두 여제의 해전(海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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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한진해운 닮은꼴 오너…고유가 암초 앞에 경영능력 진검승부


현정은 vs 최은영, 두 여제의 해전(海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왼쪽),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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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재계를 대표하는 두 명의 여성 오너,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의 진검 승부가 올해 본격화할 전망이다.

재벌가 안방마님에서 하루아침에 경영인이 된 '닮은 꼴'인 현 회장과 최 회장이 올 들어 돌발 변수로 인한 '엇비슷한'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여성 경영자로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닥친 위기가 여성 오너라는 고질적인 리스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호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최근 현 회장과 최 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의 '반짝' 호황을 뒤로 하고 돌발 변수인 '고유가'의 암초에 걸려 골머리를 앓고 있다.

10일 원자재 시장 전문 리서치 기관인 코리아 PDS에 따르면 선박 연료유로 주로 쓰이는 벙커C유(380CST 기준)의 평균 가격은 지난 9일 t당 634.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로 연초 대비로는 120달러 이상 급등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주력으로 운영하는 컨테이너 선박은 전체 운항 비용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해 수익성에 직격탄이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올 초 경영 계획을 확정하면서 전망한 유가 예상치(최대 90달러 초반)를 이미 넘어선 상태다.


현 회장에게 현대상선은 그룹 수익의 절대적인 기반인 데다, 최 회장도 국내 1위인 한진해운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각종 변수로부터 펀더멘털이 훼손되지 않을 체력을 키우는 역할을 주도해야만 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달부터 유류할증료(BAF)를 기본 운임 계약에서 별도로 떼 내는 등 운임 체계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며 "유가 고공비행으로 운임 인상 요인이 있음에도 화주들의 반발로 올리지 못해 수익성이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유가가 예상 외로 급등하면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면서 "슬로우 스티밍(감속 운항)을 확대하는 방안을 포함한 리스크 관리와 비용 절감을 위해 전 임직원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업과 관련한 수익성 악화 우려 외에도 현 회장과 최 회장에게는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인수ㆍ합병(M&A) 시장 매물로 나왔던 현대건설을 놓친 현 회장은 현대상선을 주축으로 그룹의 정상화를 도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시숙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원만한 관계를 회복하는 것도 시급한 실정이다.


올 들어 '은둔 경영자'로 돌변한 최 회장은 향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계열 분리를 위한 물밑 작업을 완료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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