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도 러브콜...현대차 '행복한 비명'

태국 산업부 장관, 양승석 사장 만나 공장 설립 요청...현대차 "공장 추가 계획 없어"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현대차 러브콜'에 태국이 가세했다. 미국과 캐나다, 인도에 이어 벌써 네번째다. 판매량은 늘지만 생산량은 임계점에 달해가는 현대차의 글로벌 현 주소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현대차는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지만 자국 산업 발전이라는 명분은 '현대차 모시기'를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태국 정부가 현대차에 태국 내 생산공장 설립을 정식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차이우티 반나왓 태국 산업부 장관이 최근 방한해 양승석 현대차 사장을 만났다.

태국의 영자신문 '더 네이션(The Nation)'은 "태국 정부는 현대차가 아시아 지역에 신규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따라서 현대차가 태국을 우선 고려해줄 것을 차이우티 반나왓 장관이 양 사장을 만나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태국의 자동차 소비량은 연간 60만대 정도로 현대차 점유율은 채 1%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차이우티 반나왓 장관은 양 사장을 만나 "태국이 5억명에 달하는 아시아 소비의 중심지"임을 강조하면서 다양한 세제 혜택 등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이 현대차 공장 유치에 적극적인 이유는 자국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업계는 연간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는 데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되며 2000~3000명이 새 일자리를 얻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존 크라프칙 현대차미국법인(HMA) 대표도 "미국 내 판매량이 급증해 추가 공장이 필요하다"며 현대차에 러브콜에 보냈다. 지난 해 앨라바마 공장에서 30만500대 규모의 쏘나타와 아반떼, 산타페 등을 생산해 임계점에 도달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캐나다 일간지 '글로브앤메일'은 "북미 신규 공장은 미국이 아닌 캐나다에 지어야 한다"며 맞불을 놨다. 현대차의 지난 해 캐나다 판매량은 11만8507대로 미국 판매량(53만8228대)의 20% 수준이다.

이미 두 개의 공장이 운영 중인 인도에서도 신규 공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친다. 인도 일간지 파이낸셜크로니클은 "현대차가 3공장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며 "현대차 관계자들이 후보 부지를 둘러보고 매우 만족해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지난 해 첸나이 1ㆍ2공장에서 60만대를 생산해 추가 생산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