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오는 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다. 지난 2007년 1월 회장단 회의 참석 이후 4년2개월만이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허창수 회장이 취임 후 처음 주재하는 전경련 회의에 참석해 재계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허 회장 체제의 전경련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동안 재계는 이건희 회장이 수차례 고사한 전경련 회장직을 허창수 회장이 기꺼이 맡아준 데 대해 어떤 식으로든 감사의 뜻을 전할 것으로 관측해왔다. 변수는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 활동 등 빠듯한 일정.
하지만 이날 오전 이 회장이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회의 참석이 사실상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도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월23일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출국했다가 13일 만에 귀국했다.
그동안 전경련은 오랜 회장 공백으로 역할 부재론에 시달려왔다. 정부와 재계간 소통자로서 균형을 잡지 못하고 정부 입김에 시달린다는 쓴소리도 이어졌다. 허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회원사에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건희 회장이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재계 결집'이라는 상징성을 띠면서 허 회장 체제의 전경련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재계는 기대하고 있다.
한편, 오는 10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리는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다. 이어 열리는 만찬에는 김황식 총리가 참석해 허 회장의 취임을 축하하고 정부와 재계간 협력을 당부할 예정이다.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일정이 겹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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