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iF 랭킹서 압도적 1위..소니, 애플은 3위, 6위에 그쳐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무한경쟁 시대에 삼성에는 일류제품이 몇 개나 있습니까. 삼성 고유의 디자인 개발에 그룹 역량을 총 집결해 나갑시다."
지난 1996년 '디자인 혁명의 해'를 선언한 이건희 삼성 회장(사진)의 신년사가 나온 지 15년만에 삼성이 세계 초일류 디자인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3대 디자인상을 수여하는 iF의 기업 디자인 랭킹에서 삼성은 제품 디자인능력 순위 뿐 아니라 제조사 평가 기준으로도 세계 으뜸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랭킹 50위 안에는 1위 삼성을 포함해 한국기업은 4곳인 반면 독일은 22곳에 달했고 대만도 한국보다 많은 6개 기업이 이름을 올리고 있어 디자인경영의 저변확대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3일 iF의 디자인 랭킹에 따르면 기업의 디자인능력을 평가하는 부문인 iF랭킹 '크리에이티브(Creative)' 50위권 기업 중 삼성은 총 2960점을 받아 2위 네덜란드의 로얄필립스(2100점)와 큰 격차를 두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 랭킹은 금상 디자인을 받았을 때 100점, 일반 수상에는 20점을 부여해 최근 2년간 누적치로 순위를 정하며 외부 회사의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도 수상 가능하다.
경쟁사인 소니는 1820점으로 3위, 애플은 1640점으로 6위에 그쳤으며 파나소닉은 1000점으로 8위를 나타냈다. 이어 LG전자는 820점으로 10위를 기록했다.
삼성은 제조사 기준으로도 2520점을 기록,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로얄필립스, 소니, 보쉬, 애플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디자인경영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것은 이 회장의 '철학'이 주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회장이 1996년 '디자인 혁명의 해' 선언 이후 2001년에는 최고경영자 직속 디자인경영센터를 설립했고 이 곳에서 바로 '디자인 우선 정책'이 나왔다. 디자인에 맞춰 제품 설계가 진행된 것이다.
이어 이 회장은 2005년 주요 계열사 경영진은 물론, 이 회장 자녀인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상무와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보까지 불러 이탈리아에서 '밀라노 디자인 전략회의'를 개최해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미국의 'IDEA상'뿐 아니라 독일 'iF 디자인상'과 '레드닷(red dot)상', 일본의 'G-Mark상' 등 국제적 권위의 디자인상 500개 이상을 수상했다.
한편 디자인 50위 랭킹에서 한국기업은 삼성과 LG전자, 아이리버, LG하우시스 등 4곳에 그쳤지만 일본은 총 5개, 대만도 6개 기업이 올라있다. 또 순위가 46위로 뒤쳐지기는 하지만 역사가 짧은 중국 하이얼그룹도 이름을 올려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디자인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대만, 중국기업들의 추격이 빠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디자인경영 저변이 일부 대기업에서 중견·중소기업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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