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미국에서 지난 달 출시된 모토로라의 태블릿PC '줌'이 애플 '아이패드'보다 비싼 이유는 부품 가격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UBM 테크인사이트의 조사를 인용해 줌의 부품 원가가 32기가바이트(GB)급 3세대(3G) 모델의 경우 동급의 아이패드(245달러)보다 33달러 높은 278달러라고 보도했다. 제품 판매 가격은 줌이 799달러로 아이패드의 729달러보다 높다.
줌의 부품 가격이 아이패드보다 비싼 이유는 전·후면에 장착된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UBM은 카메라가 줌의 제품가격을 아이패드보다 14달러, 디스플레이가 5달러 높였다고 설명했다.
가격이 비싼 만큼 스펙 면에서는 줌이 아이패드를 다소 앞선다는 분석이다.
줌은 엔비디아의 1기가헤르츠(GHz) '테그라' 프로세서(듀얼 코어)를 장착한 반면 아이패드는 애플의 1GHz급 'A4' 프로세서(싱글 코어)를 장착했다. 줌은 10.1인치 크기에 해상도 1280X800 디스플레이를 채택했고 아이패드는 9.7인치, 1024X768 디스플레이를 지원한다. 줌은 전·후면 카메라를 내장했지만 아이패드는 카메라가 없다.
이런 이유로 산자이 자 모토로라 모빌리티 최고경영자(CEO)도 앞서 "우리 제품이 하드웨어 사양과 성능에서 아이패드와 최소한 비슷하거나 더 낫다"며 줌이 아이패드보다 비쌀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모토로라가 애플처럼 가격이 저렴한 엔트리 모델을 출시하지 않은 것은 실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아이패드의 경우 엔트리급은 메모리 용량이 작고 와이파이만 가능하지만 가격이 499달러로 저렴해 소비자층의 외연을 확대했다.
수잔 케보르키안 IDC 애널리스트도 "(줌을 고가 제품으로만 출시한 전략은) 결국 모토로라에 실(失)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애플이 2일 아이패드의 후속 모델 '아이패드2'를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줌과 아이패드의 이같은 본격적인 스펙 비교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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