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은지 기자]SBS 주말 드라마 '웃어요 엄마'와 '신기생뎐'이 끝없는 막장 소재를 쏟아내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두 드라마는 주말 오후 8시 40분과 9시 50분에 방송되는 SBS 드라마다. SBS의 주말을 책임지고 있는 '웃어요 엄마'와 '신기생뎐'은 연이어 방송되면서 편안한 주말 오후가 아닌 불편하기 짝이 없는 주말을 만들고 있다.
두 드라마 모두 기획의도와 소재는 그럴싸하다.
먼저 '웃어요 엄마'의 제작의도를 살펴보면 세 명의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를 통한 모녀간의 화해와 사랑을 그리고자 한다고 했다. 하지만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부모와 자식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림은 아니다. 극단적인 부모들만이 등장한다.
가장 선두에 나선 어머니는 바로 윤복희(이미숙 분)다. 자신의 꿈을 딸인 신달래(강민경 분)를 통해 풀고자 한다. 대학교수로 등장하는 윤민주(지수원 분)도 만만치 않다. 자신을 버린 남편에 대한 분풀이를 자식들에게 한다.
가장 정상적이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머니는 단 한명 등장한다. 바로 강신영(윤정희 분)의 모친 박순자(박원숙 분)다. 신영을 향해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내며 모든 일을 지지하고 응원한다.
이런 어머니들이 등장하면서 또 다른 내용이 전개된다. 극단적인 등장인물로 드라마 역시 극단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원치 않은 임신과 낙태, 불륜도 사랑이라고 외친다. 등장인물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상대에게 폭언을 쏟아내고 성공을 위해 상대를 밟고 올라선다.
뒤이어 방송되는 '신기생뎐'도 만만치 않다. VVIP만 접대하는 기생집 '부용각'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사랑과 애환을 담고 있다고 말하는 '신기생뎐'에는 졸업을 앞둔 무용과 학생들의 수다, 출생의 비밀, 의붓딸을 염탐하는 계모 등 어이없는 이야기만 계속되고 있다.
방송이 12회까지 전파를 탔지만 정작 부용각의 이야기는 진전이 없다. 부용각의 오화란(김보연 분)과 한순덕(김혜선 분) 등은 이야기를 부용각으로 끌어 들이는 건 고사하고 밖으로 나돌며 막장 소재를 만들어주고 있다.
'웃어요 엄마'와 '신기생뎐'의 전작을 생각한다면 더욱 안타깝다.
'웃어요 엄마' 전작은 악인 없는 따뜻한 드라마로 호평을 받은 '이웃집 웬수'였다. 이혼가정의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막장 논란에서는 벗어났다. 사람을 보는 따뜻한 시각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신기생뎐'의 전작 역시 열풍을 일으켰던 '시크릿가든'이었다. 재벌2세와 평범한 스턴트우먼의 사랑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잘 그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현빈이라는 배우를 재발견하게 만들었다.
가족끼리 볼 수 있는 훈훈한 주말 드라마가 '웃어요 엄마'와 '신기생뎐'으로 인해 시청자들을 피곤하고 지치게 만들고 있다. 자극적인 소재가 시청자들의 순간 관심을 끌어낼 수는 있다. 하지만 순간적인 환심일 뿐이다.
'웃어요 엄마'와 '신기생뎐'은 드라마의 절반가량 진행된 상태다. 고전을 면치 못한 두 드라마가 지금 해야 할일은 초반 앞세웠던 기획의도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다.
스포츠투데이 이은지 기자 ghdps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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