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운석, 넌 누구냐

시계아이콘02분 2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태양계 46년 비밀이 고스란히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운석은 태양계의 비밀을 담고 있는 '압축파일'이다. 태양 주위를 도는 소행성에서 떨어져나온 돌덩어리인 운석에는 태양계가 처음 형성된 46억년 전 고체 물질이 형성됐던 과정이 고스란히 보존돼있다.


극지연구소 극지지구시스템연구부 운석연구팀은 올해 1월 8일부터 1월 17일까지 이탈리아와 공동 연구팀을 꾸려 남극 운석 탐사에 나선 결과 117개의 운석을 수집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번 탐사는 극지연구소 이종익 책임연구원과 유한규 전문산악인, 이탈리아의 루이지 폴코 시에나대학 교수와 장카를로 그라찌오시 산악가이드 등 총 4명이 참가, 남극 북빅토리아랜드 프론티어마운틴에서 실시됐다. 우리나라 운석 연구의 기반을 다진 이번 탐사의 안팎을 들여다본다.

운석, 넌 누구냐 운석을 수집하는 장면. 오염 방지를 위해 절대 손을 대지 않는다.
AD

◆운이 따라줘야 찾을 수 있는 '운석'


운석은 지구 곳곳을 가리지 않고 떨어진다. 그런데도 과학자들은 왜 운석을 찾으러 남극까지 가는 걸까? 답은 간단하다. 운석을 찾아내기 가장 쉬운 장소이기 때문이다. 남극 설원이나 빙하 위에 떨어진 운석들은 일단 눈에 잘 띄인다. 또한 빙하가 서서히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다가 산자락에 막히면 바람에 의해 깎여 나가면서 그 속에 박힌 운석들이 노출된다. 이런 산자락은 한꺼번에 많은 운석을 발견할 수 있는 '노다지'다. 이번 연구도 고산지대인 남극 북빅토리아랜드 프론티어마운틴에서 이뤄졌다.

탐사에 참여했던 극지연구소 이종익 책임연구원은 "운석 탐사에는 '재수'가 따라줘야 한다"며 "이렇게까지 많이 찾을 수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프론티어마운틴은 공동탐사단을 꾸린 이탈리아측이 이미 10년 전 운석을 수백개 찾아낸 곳이다. "이탈리아 쪽에서는 거기 있는 운석을 거의 다 찾아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가 보니 산맥 밑 청빙(눈이 쌓이지 않아 노출된 빙하)이 훨씬 많이 깎여 나갔더라고요. 인공위성으로 청빙지대 어디가 적합한지 미리 사진을 다 찍고 분석을 마친 뒤 찾아가도 현지 상황에 따라 빈 손으로 돌아올 수도 있는 게 운석 탐사인데, 이번에는 운이 좋았습니다."


게다가 이번 탐사는 청빙지대 15군데를 직접 살피며 향후 운석연구를 진행할 더 많은 조사지역을 확보하는 성과도 올렸다. 2014년 테라노바만에 제2남극기지인 장보고기지가 들어서면 이를 기반으로 더욱 활발한 연구가 이뤄질 전망이다.


◆우주의 비밀이 운석 속에


남극 빙하에서는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서 지구로 떨어지는 운석이 많이 발견된다. 이 운석들 속에는 지구 탄생의 비밀이 숨어 있다. 운석의 대부분은 태양계가 형성된 46억년 전에 만들어졌다. 46억년 전 우주에서 고체물질이 만들어진 상태가 고스란히 보존돼있다는 얘기다. 반면 '살아있는 행성'인 지구에는 지질 활동이 끊임없이 일어나 그만큼 오래된 암석이 없다. 가장 오래된 암석의 나이가 40억년에 불과하다.


이 책임연구원은 "운석을 이용하면 지구에 없는 마지막 역사를 알 수 있다"며 "지구는 불과 만들어진지 1~2억년만에 현재 크기만큼 성장했는데 그 과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알려면 운석을 연구하는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태양계에서 행성이 어떻게 태어났는지도 풀어낼 수 있다. 과학자들은 운석마다 다른 산소동위원소 O_16, O_17, O_18 비율이 태양계 초기 형성 과정의 단서라고 추정한다. 화성에서 물의 증거를 찾아낸 것도 운석 연구의 결과물이다. 운석 연구자 상당수는 우주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때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추진했던 달기지 구축의 경우 달의 어느 지점에 내릴지, 어디에서 연구를 진행할지 등을 대부분 운석 연구자들이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운석연구, 갈 길 멀다


한국은 미국과 일본, 중국, 이탈리아에 이은 세계 5번째 운석 보유국가다. 그러나 운석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2006년 극지연구소에서 3차례 남극대륙을 탐사해 29개 운석을 찾아냈고 이번이 4번째 탐사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1973년부터 운석 탐사를 시작했고 보유 운석 개수도 각각 1만개가 넘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채 5년이 안 되는 단기간에 세계 5대 운석 보유국이 될 수 있었을까?


AD

실제로 남극에 진출해 있는 30여개의 국가 중 운석연구를 하는 국가가 우리나라를 포함해 5개국밖에 되지 않는다. 이 책임연구원은 "운석 연구는 예산이 많이 들고 힘들어서 도전하기 쉽지 않은 영역"이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해발 2000미터가 넘는 고지대를 찾아가야 하며, 남극의 눈보라를 뚫고 헬리콥터와 경비행기로 이동해야 한다. "한 번 움직이는 데 수천만원의 예산이 소요됩니다. 게다가 남극에서 진행되는 과학 연구 중 가장 위험하다고 다들 인정하는 분야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를 계속하는 이유는 일종의 책임감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순수과학으로서 운석 연구의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여년간 남극연구에 매진해왔던 이 책임연구원은 5년 전 운석연구로 돌아섰다. 차세대 연구진들에게 의미있는 성과를 전해 주고 싶어서다. "제가 10년 뒤 은퇴를 하더라도 다음 세대에 가치있게 남겨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이 운석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운석연구 기반은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운석 탐사를 시작한 5년동안 차세대 연구진도 자리잡아 이제 한두건씩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앞으로 연구인력과 분석장비를 보강해 태양계 초기 물질 진화와 행성 발달 과정을 집중적으로 연구할 겁니다." 이 책임연구원은 "운석 연구를 긴 호흡으로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