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리비아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세에 대응해 정부가 석유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유류세 인하, 즉 휘발유에 붙는 교통세의 탄력세율을 낮추는 문제는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원유 수입관세는 3%로, 국제 유가를 배럴당 90달러로 가정할 때 관세를 2%포인트 낮추면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14~15원 정도 떨어진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23일 "대통령이 신년 좌담회에서 밝혔듯 가파르게 오르는 국제유가에 대응해 석유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 등 여러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정부의 입장을 내놓겠다"고 했다.
임 차관은 그러나 2008년처럼 유류세 탄력세율을 낮출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2008년에는 6개월 사이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 급등했지만, 현재의 유가는 6개월 전보다 10% 조금 넘게 오른 수준"이라면서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2008년 만큼 크지는 않다"고 했다. 임 차관은 따라서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여러 대책을 검토할 것이지만, 현 단계에서 유류세 탄력세율 인하는 검토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2008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다가서자 석유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를 종전 3%에서 1%까지 낮추고, 유류세 탄력세율도 10%포인트 인하했다.
한편 두바이유 기준 국제 유가는 지난 21일 30개월만에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어섰고,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원유 생산시설의 폭파를 지시했다는 소식에 23일 104.33달러까지 상승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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