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는 21일 디지털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위성방송, 인터넷 TV(IPTV) 등이 경쟁하는 시장에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2009년 방송시장 경쟁 상황 평가 결과'를 발표하며 경쟁이 저조한 부문은 규제를 유지하고, 활발한 분야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방통위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을 통해 방송플랫폼 가입자 확보 시장, 방송채널 거래 시장, 방송프로그램 거래 시장, 방송광고 시장을 대상으로 평가에 나선 것은 방송 시장의 경쟁 상황을 분석해 합리적인 규제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방통위의 조사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디지털 SO, 위성방송, IPTV가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는 시장에서 KT(스카이라이프+IPTV)의 가입자 점유율은 50.3%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디지털 SO는 40%로 증가율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이 시장은 경쟁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요금 규제 등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방통위는 분석했다.
반면 디지털 SO, 위성방송, IPTV에 기존 아날로그 SO까지 가세해 경쟁하는 시장에서 SO는 77개 방송구역 모두에서 가입자 점유율 기준으로 1위를 차지해 경쟁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SO의 경우 가입자 점유율이 50%를 초과하는 방송 구역 또한 70개에 달했다. 방통위는 경쟁 제한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유료 방송에 대한 요금 규제 등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외주제작사가 지상파 방송사 등 방송 채널에 편성할 방송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시장은 지상파 방송의 수요가 높아 경쟁 제한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방송광고시장도 지상파 방송사의 영향력이 지상파 계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감독 및 규제 유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 3사의 계열PP 점유율은 2007년 28.7%, 2008년 31.3%, 2009년 33.5%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방통위가 이 자료를 토대로 당장 규제 개선 및 제도 마련에 나서지는 않을 전망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방송시장 경쟁 상황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 개입 필요 여부 정도의 결론만 내린 상태"라며 "이 자료를 바탕으로 당장 제도를 개선하거나 새로 도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평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방송사업자의 회계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방송, 통신 결합 상품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평가 요소에는 결합 상품도 고려할 예정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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