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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기업, 최종 부도 전 기사회생(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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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호창 기자]효성그룹 계열사인 진흥기업이 최종 부도 문턱에서 극적으로 기사회생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진흥기업은 14일 만기가 도래한 193억원 규모의 견질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를 냈으나 오늘 오전 어음 지급을 제시한 솔로몬저축은행이 신규 대출 형식으로 지급액을 대납하며 최종부도를 면했다.

어음 지급 최종시한인 15일 자정을 넘겨 사실상 최종부도에 해당하지만 금융결제원의 당좌거래정지 공시(오후 4시) 전 어음교환 착오 등 사유로 최종부도를 취소하는 편법을 통해 위기를 넘겼다.


전날부터 오늘까지 효성과 솔로몬저축은행이 진흥기업 채무 문제를 두고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추가지원 거절과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초강수를 둔 효성의 강경한 자세로 난항을 겪었다.

결국 솔로몬 측이 법정관리로 인한 채무회수 지연과 독자행보에 대한 다른 채권단의 눈총 등에 대한 부담으로 사실상 어음을 회수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이번 사태는 일단락됐다.


◆상폐위기 모면 = 이로써 진흥기업은 부도로 인한 상장폐지 위기를 넘기게 됐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80조에 따르면 거래소는 상장법인이 최종부도 처리되면 즉시 상장을 폐지하도록 돼 있다.


지난 10일 기준 진흥기업의 시가총액은 2818억원이었다. 이후 워크아웃 신청 소식이 전해지며 3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해 1080억원이 사라졌다. 1차부도로 매매거래가 정지되기 전 남은 시가총액은 1738억원. 이마저도 허공으로 날아갈 뻔 한 셈이다.


◆부도 불씨 여전히 존재 = 하지만 아직 진흥기업의 상장폐지 모면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번 1차부도 사태와 유사한 상황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진흥기업의 부도 위기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일몰에 따른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촉법 하에서는 채권단의 75% 이상이 찬성하면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가 채무유예로 부도를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촉법이 지난해 말로 시한이 만료되면서 올해부터는 채권단의 100% 동의를 얻어야 워크아웃이 가능하다.


현실적으로 채권단 100% 동의가 불가능에 가까운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일부 채권자가 채권 회수에 나설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협상에서 드러난 것처럼 효성그룹이 진흥기업에 대해 사실상 '포기' 입장을 세운 만큼, 향후 재발하는 부도 사태는 곧장 최종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에서는 모기업인 효성그룹이 보다 성의 있는 자세로 나올 것을 성토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융권이 효성을 믿고 대출을 해준만큼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야 하는데 '배째라'식 대응을 하는 것은 전경련 회장을 배출한 기업답지 않은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부도시 효성 손실 '2000억원' = 항후 진흥기업이 부도와 상장폐지에 처할 경우 모기업인 효성그룹도 대규모 손실을 피할 수 없다. 지난해 9월말 기준 효성이 보유한 진흥기업 지분의 장부가액은 1748억원이다. 이외에도 효성은 208억원 규모의 진흥기업 전환사채를 갖고 있다.


여기에 진흥기업으로 부터 받지 못한 매출채권까지 포함해 효성은 약 2000억원 내외의 금액을 올해 실적에 손실로 반영해야 한다. 만약 효성이 진흥기업 부채 중 구두약속 등의 비공식적 방법으로 지급보증을 약속한 채무가 존재할 경우 손실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정호창 기자 hoch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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