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은 커지고 있지만 관련 기업의 실적 모멘텀이 좋아지고 있다.
광산업체 호주 리오틴토는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전체 순이익이 2009년 49억달러의 3배인 143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리오틴토는 지난해 철광석, 석탄, 구리 등의 가격 상승과 글로벌 경제회복으로 인한 수요증가를 실적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호주 BHP빌리턴은 철광석 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 생산량을 늘리면서 16일 발표되는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업계에서는 사상 최대 반기(2010년 6~12월)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 건설기계 제조업체인 미국 캐터필러의 올해 사상 최대 실적 기대는 원자재 생산업체들이 가격 급등을 기회로 삼고 있음을 알려준다.
캐터필러는 올해 매출액 전망치를 지난해 426억달러 보다 많은 500억달러 이상으로 정했다. 주당순이익도 지난해 4.15달러 보다 많은 6달러를 전망하며 사상 최대 순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개발도상국에서 광산용 장비 수요가 늘고 있고 선진국의 경우 경기회복으로 오래된 건설장비를 새 것으로 교체하는 수요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고유가 장세로 글로벌 정유사들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다. 멕시코만 석유유출사태로 타격을 입었던 유럽 석유생산업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국제유가 상승세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10~12월) 순이익이 55억7000만달러로 전년동기 43억달러보다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리오틴토는 호주 주식시장에서 지난해 7월1일 65.10호주달러에 거래되던 주가가 현재 88호주달러 수준까지 뛰어 올랐다. 중국 최대 구리생산업체인 장시구리는 같은 기간 주가가 23.44위안에서 42.63위안으로 올랐다.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관련 기업 기업공개(IPO) 대문도 열리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해 원자재 관련 기업들의 IPO에 봇물이 터진데 이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IPO도 기대할만 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세계 최대 상품 트레이더인 스위스 글렌코어(Glencore)는 이르면 오는 4월 홍콩과 런던증시에 IPO를 할 예정이다. 글렌코어는 홍콩과 런던증시에서 IPO를 통해 100억달러 가량을 조달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씨티그룹, 크레디트스위스, 모건스탠리가 주관사로 참여할 예정이다.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팀 골드스미스 광산기업 자문 전문가는 "올해 광산 기업들의 주식발행은 2007년과 견줄만 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중국과 인도의 성장세에 강한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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