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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스│유행어가 되리 해외축구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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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어는 많고 따라잡기는 힘들다. 트렌드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10 아시아>가 주1회 친절한 유행어 교육으로 독자들을 돕고 있지만, 여전히 뜻 모를 유행어가 많다. 지금부터 소개할 유행어들은 분명히 어디선가 한 번은 들어본, 혹은 익숙한 것들이다. 하지만 그 어원이 축구에서 왔다는 사실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축구계와 재치 있는 축구팬들이 만들어낸 유행어는 이미 당신 곁에 가까이 있다. 이제 정확한 의미와 맥락만 알아도 축구에 대해 조금은 안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유럽 축구에 눈뜨려 하는 당신에게 어렵지 않은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


챔스│유행어가 되리 해외축구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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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장│리즈시절
지금은 전설로만 남아있…진 않고, 실존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볼 수 없는 팀 리즈 유나이티드의 찬란한 과거에서 유래된 유행어. 리즈 유나이티드는 현재 잉글랜드 2부 리그인 챔피언십에 속해있는 팀으로,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짧고 화려한 전성기를 누린 뒤 몰락해 3부 리그까지 강등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리즈의 드라마틱한 흥망성쇠는 눈물로는 볼 수 없는 대하드라마이기 때문에 다 담을 수 없으니, 궁금하신 분은 검색을 권한다. 정(情)을 아는 축구선수 리오 퍼디난드, 해리 키웰, 로비 킨, 조나단 우드게이트, 앨런 스미스 등이 ‘리즈시절’ 리즈 유나이티드의 주요 멤버이다. 이들 중 앨런 스미스가 이 유행어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앨런 스미스가 맨유에서 박지성과 함께 뛸 때 그를 잘 알지 못하는 신생 축구팬들이 그의 플레이를 비난하자, 올드 축구팬들이 ‘스미스 리즈시절 ㅎㄷㄷ’이라고 옹호한 데서 유행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앨런 스미스와 해리 키웰 등 전 리즈 선수들에 국한되어 사용되었으나, 점차 모든 분야를 포괄하여 인생의 전성기, 황금기를 의미하는 단어로 널리 쓰이고 있다. 리즈 유나이티드의 전성기가 다시 돌아오게 된다면 이 단어가 언어의 역사성에 따라 어떠한 의미로 사용될지 흥미롭긴 하지만, 과연 그 날이 오긴 올까?

축구 외 활용 예 : 원조 아이돌 리즈시절 ㅎㄷㄷ<#10_LINE#>

챔스│유행어가 되리 해외축구 편

제 2장│시망
흔히 볼 수 있는 시망이 보통 ‘사망’이나, 순화해 ‘시원하게 망했다’의 의미로 알고 있다면 그건 착각이다. ‘시망’ 역시 축구에서 시작된 유행어이고, 믿기 어렵겠지만 한 축구 선수의 이름이다. 한 축구 게시판에 ‘아게로 시망’이라는 글이 올라오자 많은 축구팬들이 마라도나의 사위이기도 한 세르히오 아게로 선수가 사망한 것으로 오해했는데, 사실 그 글에는 세르히오 아게로와 당시 같은 클럽의 선수였던 시망 사브로사의 사진이 있었던 것이다. 이후 소위 낚시라 불리는 글들에 ‘시망’이라는 댓글이 자주 달리게 되었는데, 불행하게도 시망 사브로사가 한국에서 유명한 축구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사망이라는 의미로 ‘너 시망!’ 등으로 사용되거나, 망했다는 의미로 해석되어 인터넷에 퍼지게 되었다. 시망으로서는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겠지만, 그래도 이름은 알려졌으니 용산 대굴욕 사건의 주인공 케즈만 보다는 나은 것이 아닐까.


축구 외 활용 예 : 시망의 역사<#10_LINE#>

챔스│유행어가 되리 해외축구 편

제 3장│그래도 아직은 호아킨이죠
호아킨이라고 하면 역시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승부차기 실축한 그 때 그 선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래도 아직은 호아킨”이다. 유행어로는 긴 편인 이 3어절 문장은 때로 ‘그아호’라는 3음절의 단어로 축약되는데, 그렇게 쓰는 경우에는 축구팬들도 이해가 쉽지 않아 특별한 일이 없으면 귀찮아도 끝까지 쓰는 마이너한 유행어이기도 하다. 발렌시아의 윙어인 호아킨이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던 시기에, 떠오르는 윙어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호아킨을 비교하는 글에 “그래도 아직은 호아킨이죠”라는 댓글이 달리면서 축구팬들 사이에서 즐겨 사용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후 호날두가 세계적인 선수가 되고, 호아킨의 클래스를 넘어서면서부터는 비꼬는 의미로 반전되는 슬픈 사연도 품고 있다. 축구 외에 사용되는 경우에는 호아킨을 다른 이름으로 대체 하거나, 생략의 묘미를 느끼게 하는 “그래도 아직은…”으로 변형되어 사용된다. 보통은 떠오르는 신예와 그 분야 1인자를 비교할 때 1인자 편에 서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반어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의미 파악에 주의를 요한다.

축구 외 활용 예 : 그래도 아직은…<#10_LINE#>

챔스│유행어가 되리 해외축구 편

제 4장│레알
리얼 버라이어티의 열풍으로 무엇에든 ‘리얼’이 유행할 때, 이 단어를 축구팬들이 철자가 같은 레알 마드리드의 레알로 대체해 사용하면서 축구계 유행어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real은 영어로 real이 아니라 royal의 뜻이다) 리얼과 마찬가지로 ‘진짜’라는 의미를 기본적으로 담고 있으면서, 질문의 형태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진실의 유무를 묻는 의미로, 동격의 형태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최상급의 의미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바르샤 레알이네요”라는 문장은, 과거엔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 대 레알 마드리드로 해석되었지만, 최근엔 보통 “바르셀로나가 진짜다(잘한다)”의 의미로 해석되는 것이다. 최근 같은 의미의 순우리말인 ‘짜장’과 함께 쓰이면서 “레알? 짜장?”과 같은 반복 질문의 형태로 사용되기도 한다.


축구 외 활용 예 : 자장면이 짜장이라는 게 레알?<#10_LINE#>

챔스│유행어가 되리 해외축구 편

제 5장│멘탈
영어 ‘mental’과 본질적으로는 같은 의미이지만, 축구계에서 멘탈은 축구선수의 실력 외적인 부분을 총체적으로 지칭하는 좀 더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특히 개인의 신체적인 능력보다 팀워크나 전술을 더욱 중시하게 된 현대축구에서 멘탈은 선수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다. 보통 “멘탈이 좋다”고 말할 때는 있는 그대로의 의미이지만, 특정 선수들을 지칭해서 ‘멘탈킹’이라고 부르는 경우는 반어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악마의 재능이라 불리는 카사노, 스스로 재능을 망쳤다고 평가받는 아드리아누, 멘탈의 연관검색어 발로텔리가 그 예라고 하겠다. 야구계의 유행어인 접미사 갑(甲)과 함께 ‘멘탈갑’이라는 단어로 유행어끼리 결합한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축구 외 활용 예 : 연예계 멘탈 甲<#10_LINE#>

챔스│유행어가 되리 해외축구 편

제 6장│공무원
공무원의 사전적 정의는 국가나 지방의 공공업무를 맡아보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꼬박 꼬박 성실히 출근해서 자신에게 할당된 일을 성실히 수행해내는 사람을 빗대어 ‘공무원 같다’고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3단 논법이 성립된다. 성실히 출근해서 자기 몫을 다 하는 사람은 공무원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는 경기에 빠짐없이 출장해 꼬박 꼬박 공격 포인트를 적립하며 공격수의 도리를 다한다. 고로, 호날두는 공무원이다. 플레이의 감동이 있든 없든, 그날의 컨디션이 좋든 그렇지 않든, 팀플레이가 잘 되었든 아니든, 호날두는 골을 넣는다. 필드 골이 안 되면 PK라도 넣는다. 그것도 안 되면 어시스트라도 한다. 맨유 시절에 비해 임팩트가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그런 평가야 어찌됐건 호날두는 올 시즌만 해도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 컵 대회를 합쳐 경기 당 평균 한 골을 기록하고 있다. FC 바르셀로나의 메시 역시 잠시 쉬었다 싶으면 해트트릭을 몰아치며 호날두와 리가 득점왕, 아니 올해의 프리메라리가 우수공무원상 경쟁 중이다.


축구 외 활용 예 : 1급 공무원을 꿈꾸는 장일준을 연기하는 KBS 공무원 최수종. …응?<#10_LINE#>

챔스│유행어가 되리 해외축구 편

제 7장│인간계 1위
다른 리그에 뒤지지 않는 탄탄한 중위권 팀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2강 18약으로 표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프리메라리가에서는 신과 인간이 함께 축구를 하기 때문이다. 신들 사이의 순위는 바뀔 수 있다. 인간들의 순위도 물론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신과 인간의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인간계 1위’는 웹툰 작가 조석이 연재하는 자율공상축구탐구만화 1화부터 밀고 있는 유행어로, 프리메라리가 09-11 시즌을 정리하면서 1위를 발렌시아라고 한 뒤,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이하를 지칭해 ‘여기부터가 인간계’라는 말을 덧붙인 것에서 유래되었다. 과장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프리메라리가의 역사를 보면 상상 그 이상임을 알 수 있다. 리가 통산 레알 마드리드 31회, FC바르셀로나 20회 우승으로 역대 우승의 60% 이상을 상위 두 팀이 차지해왔고, 최근에도 리가 최다연승 기록 등 서로의 기록을 깨가며 신들만의 리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비단 프리메라리가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최근 변화가 있긴 하지만 EPL의 Big4(리버풀, 맨유, 아스날, 첼시), 세리에A의 양 밀란과 유벤투스 등은 리그의 혼전 양상과 상관없이 최종 순위 테이블에서는 상위권을 지킨다. 야구계 유행어를 넘어선 명언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와 함께 독보적인 1위, 상위권의 위엄을 뽐낼 때 활용 가능하다.


축구 외 활용 예
- 임슬옹이 인간계 1위 : 민호는 체육계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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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윤이나(TV평론가)
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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