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어 사는게 답답해. 갑갑해. 어제 오늘 내일이 다 똑같아. 재미없어 따분해. 다운된 기분에 이렇게만 살기에 난 소중해.” “음악을 들어. 몸을 흔들어. 리듬속으로 세상을 흔들어”
라디오에서 서인영의 ‘리듬속으로’가 흘러나왔다. 내가 기억하는 서인영의 예전 볼살은 사라졌고 날렵한 아름다움으로 그녀가 돌아왔다. 그 아름다움의 비결을 그녀는 ‘바나나+닭가슴살+스파르타식 유산소 운동’이라고 밝혀 화제가 되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2달 동안 6kg감량한 서인영은 아름다움을 가꾸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서인영의 다이어트법을 공개하였다. 또한 그녀는 ‘리듬속으로’ 라는 노래와 춤을 함께 선물했다.
최신댄스 가요를 가요로 받아들이기에 좀 늙어버린 구세대의 나는 언제가부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리듬에 박자를 맞추며 고개를 흔들곤 한다. 이런 신세대의 댄스곡이 귀에 들어와 잠깐동안 내 일상의 지루함을 깨주는 변화는 7개월 전에 시작한 방송댄스 수업 덕이다.
요즈음도 비산동의 D헬스클럽 저녁반에는 웨이브 열풍이다. 방송댄스 강사인 김소선 선생님의 섹시한 웨이브는 도저히 아줌마의 동작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너무나 예쁜 그녀의 동작을 황당하게 따라하려다가 회원들은 서로가 난감해 한다. 그러나 열정을 다해 동작을 반복해주는 선생님의 노고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일주일이 지나고 또 한주가 가면 어색함은 제법 그럴싸한 웨이브로 작은 감동과 행복을 준다. 웨이브는 잘 안 쓰는 옆구리, 허리와 등근육을 함께 움직이는 전신운동이어서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직장에서 퇴근 후 약속이나 피곤함을 핑계로 나는 미안한 마음으로 잦은 결석을 한다. 하지만 새로운 곡의 동작을 배우기 위해 만사를 제치고 저녁 수업을 갈때마다 나는 운동을 시작한게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한다. 10분 정도 늦은 어느 날 연습실 문을 여니 커다란 음악소리와 함께 후끈한 열기가 얼굴에 끼치는데 그것은 새롭게 느껴지는 사랑이었다. 4개월만에 5kg 감량으로 날씬해진 68년생 강정현씨는 나에게 그 시간 엔돌핀을 주는 귀여운 회원이다. 엔돌핀분비는 식욕억제제의 성분으로 쓰이기도 하는 세로토닌을 증가하게 하여 다이어트에서도 효과적이다.
이것은 마음의 기쁨에서 얻어진다.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고 미소를 건네고 회원들을 신나게 해주는 분위기 메이커, 그녀가 있어서 우리는 행복한 웃음을 간직한다. 누군가의 아내, 어머니로만 존재할 것만 같은 아줌마들의 열정, 그건 역시 대한민국 아줌마만이 가진 힘일까? 방송댄스반 회원들의 신나는 웨이브는 다이어트뿐만이 아니라 생활의 활력이 된다.
2주에 한 번씩 새로운 작품을 배우면서 열정을 다 하는 회원들을 볼때마다 나는 “아 이것이 진짜 다이어트의 시작이다”라고 되새긴다. “다이어트”의 어원은 라틴어로 ‘하루의 음식’ 이란 뜻인데, ‘다이어트’란 용어를 내 나름대로 해석한다면 체중감량을 위하여 일상의 음식으로 자신의 식습관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3대 기타리스트라 칭해졌던 김태원은 처음엔 여자에게 인기를 얻기 위해서 기타를 열심히 연습했다고 한다. 그러나 처음의 이유를 달성하고 난 후에도 기타 연주에 푹 빠져 계속 노력해 온 결과, 지금도 살아있는 기타리스트, 록의 전설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일상속에서 자신이 즐거움을 느끼며 지속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여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어차피 내 아름다움과 건강을 위해서 하는 운동이라면 거기에 즐거움과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 서인영의 ‘리듬속으로’에 맞춰 웨이브에 푹 빠져보자. 그래서 예쁜몸매로 체중 감량에 성공한다면 좀 더 신나는 다이어트의 성공이 되지 않을까?
전형주 미사랑비만노화방지클리닉 원장 / 식품영양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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