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국내 진출 수입차 업계가 연초 신기록 '열전'을 이어가면서 연간 판매 10만대 시대를 예고하는 가운데 실적 잔치로부터 소외된 일부 브랜드가 눈에 띈다.
엔고(高)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일본의 '빅3'와 모회사 인수·합병(M&A)으로 인해 경영 입지가 축소된 미쓰비시, 신차 출시 지연에 따른 수급 불균형을 겪은 볼보 등이 주인공이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수입차 등록 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줄어든 브랜드는 전체 23개 가운데 미쓰비시, 닛산, 혼다, 볼보, 렉서스, 벤틀리 등 6개로 나타났다.
'왕따' 6곳을 제외하면 푸조 등록 대수가 71대에서 203대로 185.9% 급증해 증가율 1위를 기록했고,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가 역대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뛰어난 성과를 냈다. 수입차 브랜드 전체로는 전년 동기 대비 35.8% 증가한 8659대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2번째 판매 수치로 2~3개월 내에 지난해 8월 기록한 최고치(8758대)를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미쓰비시가 가장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64대를 판매한 미쓰비시는 지난달 19대로 70.3% 감소했다. 미쓰비시 수입사인 MMSK에 지분 85%를 투자한 모회사 대우자동차판매가 현재 영안모자로의 피인수를 앞두고 있어 사실상 독자적인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MMSK 관계자는 "아웃랜더의 재고가 소진했는데 비용 등 여러 문제로 차량을 추가로 들여오지 못해 영업에 불리했다"며 "한두달 정도 랜서와 에볼루션을 중심으로 판매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쓰비시 다음으로는 닛산과 혼다가 감소율 2, 3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닛산 브랜드의 지난달 등록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8.5% 감소한 141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에는 '알티마'가 출시되면서 신차 효과가 있었던 데다 올 들어 직접적인 경쟁 라인업인 현대자동차의 신형 그랜저 출시에 따른 영향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3000만원대 차급 경쟁이 기본적으로 치열하고 출시를 앞둔 신차가 많아 구매를 늦추는 경향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혼다는 340대로 12.4% 줄었다. 혼다 관계자는 "엔고의 압박이 지속되면서 일본 본사 차원의 지원이 미미해 적극적인 마케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볼보는 지난해 말 선보일 예정이던 신차 출시가 2~3개월 지연된 영향으로 지난달 등록 대수가 11.3% 줄어든 141대를 기록했다. 볼보 관계자는 "이달과 내달에 걸쳐 C30 디젤과 S60을 출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과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며 "신차 대기 수요가 많기 때문에 실적은 금세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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