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때가 별로 좋지 않다. 거사의 허망한 무너짐은 흔히 작은 균열에서 비롯된다. 집안일로 구설수에 올라선 될 일도 안 된다.
두 가지 굵직한 현안을 앞둔 중소기업계의 내부분열이 아슬아슬하다. 모처럼 조성된 대ㆍ중소기업 상생 분위기를 흐리게 하고, 후속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응원의 목소리마저 무안하게 만들까 걱정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의 공금 전용 의혹은 검찰수사로 밝혀질 테다. 다만 2월 말 중앙회 회장선거를 겨냥한 듯한 비방전이 누구를 위한 일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홈쇼핑 사업자 문제를 두고 중앙회와 대립하고 있는 중기유통센터쪽의 음해다", "회장 자리를 노리는 타 후보캠프와 관련 있다". 이번 고발의 배경을 놓고 관련 단체간의 의견이 분분하다. 다투는 모양새가 영락없는 정치판이다.
홈쇼핑 사업자 선정 문제도 그렇다. 자신이 적임자라고 주장하며 신청서를 내는 데 막을 도리는 없다. 하지만 본말이 전도 돼도 한참 됐다.
중기홈쇼핑의 존재 이유는 좋은 물건을 만들고도 판로를 확보하지 못한 작은 기업들을 위한 것이다. 각 중기 협단체의 세력과시나 주도권 경쟁의 도구로 사용하라고 있는 건 아닐 테다.
이러는 사이 대중기 동반성장 분위기는 시들어만 간다. 한 차례 회의도 하지 못한 동반성장위원회의 정상 가동은 누가 촉구해야 하는가. 중소기업 적합업종ㆍ품목 선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은 왜 나오지 않는가.
대다수 중소기업은 누가 중앙회장이 되든, 누가 홈쇼핑을 운영하든 크게 관심이 없다. 직원들에게 월급을 제때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며, 치솟는 원자재 가격을 납품단가에 반영시키는 방법은 무엇인지 찾는 일이 그들의 당면과제다.
중앙회 회장자리를 노리는 계파들, 홈쇼핑 사업자가 되기를 원하는 단체들, 뜻하는 바는 다르지만 크게 보면 결국 그들 모두가 중소기업인이다. 다툴 일이 있더라도 집안 흔드는 일은 피해야 한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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