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무바라크 현 대통령 지지자와 반 무바라크 시위대가 충돌, 최소 7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현지시각) 현지 보건부는 군인 1명을 포함한 3명이 사망하고 약640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알-자지라 방송은 이날 시위대 간의 충돌로 약 1500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으며, 다음날인 3일 알 아라비야 TV는 타흐리르 광장에서 무바라크 지지자들이 가한 총격으로 4명이 추가로 사망하고 13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간 충돌이 격화되자 이집트군은 현재 타흐리르 광장에 군차량을 배치한 상태다.
양쪽으로 나뉜 수천 명의 시위대는 도심 중앙에서 서로 상대방을 향해 돌과 빈병들을 던져 부상자가 속출했다.
무바라크 지지자 중에는 대검을 지닌 사람도 있었으며 심지어 말과 낙타를 타고 시위 현장에 나타나 반정부 시위대를 밀어붙이다 끌어내려 지는 광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양측이 충돌하는 가운데 광장에 배치된 군병력이 허공을 향해 공포를 쏘기도 했으나 광장은 걷잡을 수 없는 통제불능의 상황이 재연됐다.
양측은 타흐리르 광장 인근 카이로 박물관 근처에서 대치한 채 방치된 트럭 등을 방패삼아 콘크리트 조각과 빈 병들을 상대방에 던졌다. 무바라크 지지자들 일부는 근처 건물 위로 올라가 아래에 모여 있는 군중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기도 했다.
현장을 취재 중인 언론인들에 대한 공격도 잇따랐다.
이날 카이로 현지에서 취재 중이던 CNN의 유명 앵커 앤더슨 쿠퍼는 자신과 몇 명의 취재진들이 무바라크 대통령의 지지자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만 중상은 아니라고 CNN은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서 취재 중이던 AP통신 기자 2명도 군중으로부터 주먹질을 당했으며 이스라엘 기자 3명은 통금령을 어겨 당국에 구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 유력 일간지의 기자 1명이 이집트 반체제 지도자 모하메드 엘바라데이에 우호적인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군 병영에 끌려가 폭행을 당했다고 벨기에 일간지 르 수아르(Le Soir)가 이날 보도했다.
한편 이집트 반정부 시위로 지금까지 현지에서 최소 145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엔 인권최고대표인 나비네템 필레이는 사망자 수를 3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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