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어린 왕자'에서 '황태자'로 거듭난 구자철(제주)이 한국 선수로서 11년 만에 아시안컵 득점왕에 등극했다.
30일(한국시간) 폐막된 2011 아시안컵에서 구자철은 6경기 5골 3도움을 기록, 한국의 지동원, 바레인의 이스마일 압둘라티프(이상 4골)를 제치고 이번 대회 득점왕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아시안컵 득점왕에 오른 것은 1960년 조윤옥, 1980년 최순호, 1988년 이태호, 2000년 이동국에 이어 11년 만의 일이다.
이번 대회 전까지만 해도 구자철의 득점왕 등극을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소속팀과 청소년 대표팀에서 주로 중앙 미드필더로 뛰어왔다. 기성용(셀틱) 윤빛가람(경남) 이용래(수원)와의 주전 경쟁조차도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기회는 예상치 못한 때 찾아왔다. 간판 공격수 박주영(AS모나코)가 갑작스런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한 것. 박주영의 대체자를 두고 고심하던 조광래 감독은 구자철의 공격적 재능에 주목했고, 그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구자철은 조 감독의 기대에 120% 부응했다. 그는 한국이 치른 6경기에 모두 선발출장하며 대표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바레인전에서 두 골을 몰아쳤고, 호주전과 인도전에도 각각 골을 뽑아내며 3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원톱 지동원(전남)과 측면 박지성(맨유)-이청용(볼턴)과의 유기적인 스위칭 플레이도 돋보였다.
우즈베키스탄과의 3·4위전에서 대회 5호골을 넣은 구자철은 생애 첫 아시안컵 출전에 득점왕까지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내친김에 그는 이번 대회 활약을 발판삼아 올 겨울 이적 시장에서 유럽 무대 진출을 노리고 있다.
대회 직전까지만 해도 구자철 영입에 관심을 보인 유럽 구단은 스위스 BSC 영보이스 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 슈투트가르트, 잉글랜드 볼턴 등에서 동시에 러브콜을 받고 있다. 현재 아시안컵을 마친 구자철은 에이전트와 함께 독일 현지로 이동, 구체적인 이적 협상을 벌이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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