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여왕' 식상한 극 전개와 불편한 로맨스로 '자충수'?

[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MBC 월화드라마 '역전의 여왕'이 설득력있는 스토리를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소재를 총동원하고 있으나 '과유불급'의 우를 범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의 벽에 부딛치고 있다. 그래도 출연연기자들의 눈부신 활약은 인정받을만 하다.

'역전의 여왕'은 과거 잘나가던 골드미스 황태희(김남주 분)와 우유부단한 신입사원 봉준수(정준호 분)가 결혼한 이후 현실의 벽에 부딪치고, 끝내는 서로의 길을 걷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만남과 사랑, 그리고 결별을 그린 작품. 특히 이들 부부 사이는 황태희의 라이벌이자 봉준수의 과거 연인 백여진(채정안 분), 봉준수와 군대 시절 악연이 있던 구용식(박시후 분) 등이 함께 얽히고 설키며 '색다른 전개'를 이어오고 있다.

이같은 4각 관계는 전작 '내조의 여왕'에서도 부각됐었다.
당시도 온달수(오지호 분)-천지애(김남주 분) 커플과 허태준(윤상현 분)-은소현(선우선 분) 커플이 서로 엇갈리며 이색적인 '4각 관계'로 이어졌던 것. 하지만 이같은 포멧을 접한 시청자들에게는 식상함으로 비춰졌다. 연달아 이어지고 있는 비슷한 포멧에 그들도 지쳐버린 것.

실직과 생활고 속에서 뒤틀어진 황태희 봉준수 부부가 구용식 백여진과의 로맨스에 휘말리는 과정이 시청자에게 공감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미화된 억지 불륜'에 비춰질수도 있다.

이와함께 '역전의 여왕'의 근간을 이루는 줄거리가 황태희-한송이, 봉준수-구용식, 황태희-백여진, 구용식-한송이 등이 벌이는 업무 경쟁보다는 황태희-구용식이 벌이는 로맨스에 중점을 두는 것 또한 아쉬움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24일에는 구용식의 '출생의 비밀'이 등장하면서 막장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어 이 드라마 역시 '막장의 족쇄'에 묶이는 것 아니냐는 불멘소리도 듣고 있다.

물론 전 아내에 대한 연민, 성공을 위한 야망, 옛 사랑에 대한 갈등 등이 뒤섞이면서 드러나는 정준호(봉준수)의 입체적인 캐릭터나 다양한 상황에서 팔색연기를 펼치는 김남주(황태희)의 뛰어난 연기력은 이 드라마가 갖고 있는 최고의 강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