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비상장사 주식평가 강화 왜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금융당국이 회계법인의 비상장 주식평가에 대한 감독을 강화한다. 이는 그동안 비상장 가치평가시 회계법인들에 대해 관행적으로 적용해온 상속세법상, 증권거래법상 규정들이 이론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고, 실질적인 주식의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는 내부적인 판단 아래서다.
또한 이점을 악용해 비상장 주식이 변칙상속ㆍ증여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어 법적 분쟁 사례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래 가치를 추정하는 데 꼭 필요한 예상 매출, 순익, 할인율에 대한 변수는 그야말로 해당 기업과 회계법인 간의 시각에 좌지우지 될 수밖에 없다.
24일 금감원의 고위 관계자는 "비상장사에 대한 회계법인의 부실평가에 대해 직접적인 제제 조항이 없었다"며 "평가과정에서 객관적인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좀 더 엄격하게 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비상장사의 주식 가치평가 방법은 장래의 이익을 추정하는 현금흐름할인법, 본질가치법이 주로 이용됐다.
대기업 계열의 비상장사의 경우 회계법인의 평가이후에 계열사의 지원을 통해 예상 매출과 손익을 뛰어 넘는 성장세를 보이면서 대부분 최초의 적정가격을 초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회계법인의 비상장 주식 평가는 오너 일가의 재산 증식 및 경영권 승계 창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검찰이 한화S&C 주식에 대한 가치평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2005년에 자신이 보유한 한화S&C지분을 주당 5100원에 아들인 동관, 동원, 동선씨에게 넘겼지만 실제 이 회사의 적정 가치는 22만9000원이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규모의 증여세를 탈루했다는 주장이다.
이들 3형제가 회사를 물려받으면서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이후 매년 꾸준히 순이익이 늘어났다. 2006년 87억원, 2007년 100억원, 2008년 114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매출의 약 60%는 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한다. 자연히 외부에선 경영권 승계를 위한 그룹 차원의 밀어주기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형식은 다르지만 D그룹 또한 비상장 계열사를 승계에 이용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08년 이 그룹은 지주회사 격인 D사 이사회가 자회사의 흡수합병을 의결했다. 이 자회사는 L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사였다.
당시 합병 비율은 1대0.78. 자회사의 주식 중 78%가 D사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L씨는 D사 지분의 32.12%를 확보하며 2대주주가 됐다.
합병 당시 D사의 매출액은 2조원대, 당기순이익은 750억원대 규모였지만 자회사의 매출액 2015억원, 당기순이익 123억원 규모였다. 규모만 단순 비교해도 10배 가량 차이가 나는 데다 그룹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하면 합병 비율 1대0.78은 적정하지 못한 평가였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금융 당국은 이처럼 대기업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 비상장에 대한 과대 혹은 과소 포장되는 고무줄 평가 경향이 짙다며 향후 비상장사가 미래에 벌어들일 수익가치를 보다 엄격하게 평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한국공인회계사회 김태식 연구위원은 "사실 비상장 주식 평가의 경우 비상장 기업의 가치평가에 필요한 재무 및 회계정보가 매우 부족하고, 지배주주와 관계 등 여러 문제점들로 인해 최종적 비상장 주식의 가치평가액을 도출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어왔다"고 지적했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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