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출장 중 뇌출혈로 쓰러져 입원한 김진곤 운영지원과 주무관 쾌유 빌며 직원들에게 발송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혈연과 인연, 직장과 가족에 대한 첫 번째 의무는 단연코 건강입니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어버립니다. 한순간에 자신은 물론 가족을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뜨립니다. 사랑하는 직원 여러분, 새해 건강을 다시 설계합시다.”
노대래 조달청장이 전국에 있는 조달청 직원들에게 건강관리를 당부하며 보낸 편지의 한 구절이다.
이는 지난 연평도 포격 이후 밤낮 비상근무에 시달리다 지난해 11월27일 외국출장 중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이 된 운영지원과 김진곤(40)주무관의 쾌유를 빌며 전 직원들에게 보내 것이다.
노 청장은 최근 서울대병원(5502호실)에 입원한 김 주무관을 병문하고 조직차원에서 직원건강관리를 챙기는 방안을 검토, 촉구하는 편지를 직원들에게 띄웠다.
편지는 조달청 창설 62주년 기념일(1월17일)에 보낸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노 청장은 “할 말을 잃은 팔순 노모는 조그만 쾌유 성의도 고개를 떨군 채 외면했다”면서 “위문 온 직원들이 위로의 말을 꺼내는 것마저 면구스러웠다”고 병실분위기를 전했다.
‘건강관리를 당부하며···’란 제목의 글에서 노 청장은 “근무실적만 평가할 게 아니라 건강관리실적도 평가하거나 한해 비만개선도에 따라 혜택을 주는 시스템을 만들어보는 것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소홀하면 주위에서라도 채근해야 한다”면서 “꾸준한 운동과 정기적인 검진으로 건강한 가족, 건강한 조달청을 만들자”고 주문했다.
노 청장은 “젊었을 땐 운동열정과 겉으로 드러나는 신체건강만 챙겼지만 나이가 들수록 내과소관인 기관건강문제가 심각하다. 경각심을 갖고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청장은 편지 끄트머리에 독백처럼 건강의 중요성을 적으며 마무리해 가슴을 찡하게 했다.
“병실 문을 나오는데 마치 김형이 나에게 말을 하는 듯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제발, 나를 닮지 마세요. 나같이 돼서 사랑하는 가족의 눈에 눈물 흐르게 하면 절대 안 됩니다. 8년 전 이맘 때 부친 뇌출혈로 두 달간 드나들던 곳이지만 또 다른 착잡함을 느꼈습니다. 김형은 너무 일찍 이곳에 왔소. 왜 이리 일찍 왔소이까? 일찍 온 만큼 빨리 일어나소서!”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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