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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기업]지갑여는 소비자+기부금 감세 정부 '착한동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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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기업 따뜻한 비즈니스]<5>'따뜻한 비즈니스' 주역들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지난 2000년 4월. 시민사회단체들이 연대해 미국 주요 도시에서 세계적인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에 항의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스타벅스가 매년 막대한 커피 원두를 사들이지만, 농가에 제 값을 주지 않아 커피 농부들의 삶이 피폐해지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대규모 시위가 열리기 하루 전날, 스타벅스는 결국 화해의 손을 내민다. 공정무역으로 거래된 커피를 구입해 팔기로 약속했다. 공정무역은 중간상인이나 다국적 기업을 거치지 않으면서, 기업이 남아메리카나 아프리카 등의 영세 커피 농가에 합리적인 이윤을 보장하고 원두를 구매하는 방식이다. 국제 커피 시세가 급등락해도 농가는 안정된 수입을, 기업은 값싸고 질좋은 커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들은 싸고 맛있는 커피를 마시면서 농가도 돕는 '가치소비'를 할 수 있다.

스타벅스의 결단 뒤 미국 시장의 공정무역 인증 커피 거래량은 1999년 590톤에서 2009년 4만9895톤으로 급증했다. 미국 전체 커피 소비량의 3%를 웃도는 수준으로 거래 금액만 10억 달러에 이른다.


[착한기업]지갑여는 소비자+기부금 감세 정부 '착한동업자' ▲아름다운가게는 26일 공정무역 커피전문점을 열었다. 사진은 아름다운커피 홍보대사. 왼쪽으로부터 이금희씨,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손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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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공익법인인 아름다운 가게도 공정무역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왼쪽부터)아름다운 커피 홍보대사 방송인 이금희,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연극인 손숙.

'착한소비' '가치소비'를 부르는 공정무역 커피는 국내에서도 인기다. 전국 35개 도시에서 335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지난해 5100봉지의 공정무역 인증원두 '카페 에스티마 블렌드'를 팔았다. 1년 새 판매율이 50% 이상 늘었다.


국내 기업인 CJ푸드빌도 체인점 투썸플레이스를 통해 공정무역 커피를 팔기 시작했다. CJ푸드빌 측은 "커피에 대한 선택 기준이 맛과 풍미를 넘어 커피 생산과 유통, 판매에 대한 도덕적인 기준으로까지 확대됐다"며 "공정무역 커피 판매를 확대해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이처럼 따뜻한 비즈니스를 실천하는 착한기업이 존재하려면, 소비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칭찬과 격려'에서 나아가 '지갑을 여는'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6일 오전 컴퓨터 백신 개발업체 안철수연구소의 새해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발언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날 안 연구소의 한 간부는 "최근 아시아경제 신문이 선정한 착한기업 조사에서 20대와 30대 소비자들이 뽑은 1위 기업이 됐지만, 착한기업이라고 해서 제품이 더 많이 팔리는 것 같지는 않다"고 토로했다. 안 연구소는 특정 컴퓨터 바이러스가 창궐하면 개인에게 무료로 백신을 제공한다. 수익은 대개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나오지만, 경쟁이 치열한데다 백신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 지난해 수익률은 전년대비 13% 감소했다.


뿌리깊은 반기업 정서 역시 착한기업을 키우기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기업을 보는 우리 사회의 정서는 '애증의 쌍곡선'이다. 우리 국민들은 세계적인 관광지인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 광장에서 만나는 삼성 광고,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 국가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볼 수 있는 LG, 현대차 광고에 자긍심을 느끼면서도 흔히 '기업=독재=재벌=비리'라는 공식을 떠올린다. 기업을 곧 '재벌'과 동일시하는 정서 때문이다.


[착한기업]지갑여는 소비자+기부금 감세 정부 '착한동업자'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장의 대형 광고판에서 한국의 대표기업인 삼성의 광고를 볼 수 있다.



여기엔 한국전쟁과 군부독재를 거치며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형태로 성장한 '재벌(chaebol)'의 불투명한 경영 구조도 한 몫을 했다. 선거 때마다 터지는 비자금 문제나 탈세를 위한 편법 증여 논란도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그러나 합리적인 비판을 위해서는 기업의 역할에 대한 정당한 평가도 필요해보인다. 삼성과 LG의 한 해 매출은 국내총생산(GDP)의 10%에 이른다. 나라의 세입과 고용, 투자에서 기업이 짊어지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현대·기아차와 2000여개의 협력업체는 100만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탈법, 위법을 봐주자는 게 아니라 기업의 기여를 인정하면서 낡고 손상된 부분은 손질해 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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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지원도 따뜻한 비즈니스를 돕는 원동력이 된다. 정부는 지난해 기부에 적극적인 착한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기부금에 주는 세제 혜택을 늘리기로 했다. 소득·법인세법을 손질해 기부금을 내면 받을 수 있는 소득공제·손금산입 한도를 확대해 법인세를 줄여주는 방식이다.


정부는 아울러 취약계층의 구직을 돕기 위해 장애인표준사업장(장애인 수 10인 이상이면서 상시 근로자의 30% 이상이 장애인인 경우)에서 발생한 소득은 4년간 소득·법인세를 반으로 깎아주고, 사회적기업(저소득층·고령자·장애인 등 취약계층 비중이 30% 이상인 기업) 업종이 조세특례법상 중소기업 업종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중기 수준의 최저한세율(7%)을 적용하기로 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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