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조 에이엔피 대표의 ‘4M 경영’
시설투자·인력 관리 등 과감한 투자… 매출 1000억 인쇄회로기판 강자 우뚝
“품질 경쟁력 만큼은 자신 있다.”
서상조 에이엔피 대표는 품질 경쟁력을 중요하게 여긴다. 품질만 뒷받침 된다면 영업 능력은 자연스레 올라가고, 매출 확대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제조업체 CEO라면 품질력이 얼마나 중요한시 알고 있다. 그런데 이게 쉽지가 않다.
대기업을 제외한 업체로 부담해야 할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노후된 시설을 교체해야 하고, 인력 관리를 위한 투자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그런 그가 품질 경쟁력 만큼은 자신이 있다고 하니 그 이유를 들어볼 만하다.
에이엔피는 인쇄회로기판 제조업체다. 차량 제어 시스템의 메인보드를 만드는 곳이다. 내비게이션, 오디오, 블루투스 등 시스템이 설치되는 큰 회로판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스위치를 올리고 내릴 때 생기는 일을 총괄하는 곳으로 보드 자체에 작은 구멍만 하나 생겼다고 해도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는다.
“3년 동안 360억 원의 투자를 했다. 노후된 시설을 모두 교체했고, 인력 관리와 인재 개발에 힘을 기울였다. 또 품질을 체크 할 수 있는 설비 교체와 운영하는 관리 매뉴얼을 개발했다. 기계(Machine), 재료(Material), 방법(Method), 사람(Man)이 조화를 이룬 4M 경영전략이 적중했다. 그 결과 품질력 만큼은 최고란 평가를 듣고 있다.”
에이엔피의 제품의 불량률은 제로(0)다. 제조 공정상 불량률은 30ppm으로 100만 개를 생산하면 30개 정도에 문제가 있지만 외부로 공급되는 데 있어 철저한 검사를 통해 O으로 낮췄다.
“가격이 아무리 낮다고 해도 품질력에 문제가 생기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게 아닌가. 품질이 회사 성장을 이끈다.” 품질력을 중요시 여기는 이유에 대한 서 대표의 답이다.
품질로 이뤄낸 에이엔피의 성장은 수치로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우선 물건이 좋으니 사겠다는 거래를 해보자는 기업이 늘었다. 총 생산 물량 중 60∼70%를 현대차에 납품하고 있고, KT와 같은 통신업체와 가전업체에 물량을 공급한다.
“제품 가격이 아무리 낮다고 해도 품질에 문제가 있으면 소용 없죠.” 이것이 ‘불량률 제로’ 생산 공정을 이끈 서상조 사장의 경영철학이다.
현재 거래하고 있는 업체 수는 100여 개에 달한다. 해외업체의 관심도 한 몸에 받고 있어 거래업체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매출도 증가했다. 에이엔피의 2010년 예상 총 매출액은 1000억 원 가량. 2007년 매출 300억 원대에 비하면 3배 이상 늘었다. 유례없던 금융 위기를 겪은 2009년에도 1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까지 마이너스였던 당기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725원(6일 기준)에 머물고 있는 주가도 상승 여력을 얻게 됐다. 서 대표는 2011년을 새로운 도약의 해로 정했다. 기존 사업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전기차 등의 사업 분야 확대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장경영을 선언, 최전방에서 품질 향상을 위해 조직을 진두지휘에 나서고 있다. “2011년 1300억 원, 2012년 1500억 원, 2013년까지 200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해 달라.”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실적으로 답하겠다는 서 대표. 그가 품질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한 에이엔피의 성장세는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코노믹리뷰 김세형 기자 fax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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