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그로부터 꼭 10개월이 됐다. JYP엔터테인먼트가 2PM 멤버 재범을 영구 제명한다는 전무후무한 충격적인 발표를 한 게 지난 2월25일 일이었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던 아이돌 멤버가 '그룹 탈퇴'도 아니고 '영구제명'이라는 철퇴를 맞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로부터 꼭 1년이 됐다. JYP는 지난 2월25일 재범의 제명을 발표하면서 "작년(2009년) 12월 22일 박재범 군이 본사의 정욱 대표에게 황급히 전화를 걸어 와 본인이 사적으로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고백해 왔습니다"고 밝혔다. JYP는 재범이 작년 여름 'Again and again' 활동 시 저지른 잘못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사실상 '재범 파문'이 시작된 지 꼭 1년 만인 2010년 12월 22일 가요계는 다시 '재범의 진실'을 놓고 어수선하다.
발단은 21일 오후 박진영 JYP 대표가 출연한 KBS2 '승승장구'였다. 박진영은 2PM의 전 멤버 재범에 대한 MC의 질문에 "아이를 보호하는 것과 대중을 기만하는 것 사이에서 갈등했다"고 했고, 이에 재범의 현 소속사 싸이더스는 이튿날인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강하게 반발했다.
싸이더스는 보도자료에서 "박진영 씨의 '승승장구' 발언이 오히려 온갖 추측을 양산했다. JYP가 속시원히 밝혀주길 바란다. 보호라는 명목 하에 무책임한 발언으로 재범은 또 한번 상처를 받게 됐다"고 했다.
이에 앞서 싸이더스 정훈탁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날씨가 참 좋네요~ 따뜻하고… 청소하기에 안성맞춤이네요"라는 멘션과 함께 한 남자가 개에게 호스로 물을 쏘는 사진을 붙여놓았다. 정 대표는 박진영의 '승승장구' 발언이 처음 알려진 지난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박진영의 사진과 'ㄱㅅㄲ' 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었다.
JYP도 보도자료를 냈다. JYP 측은 "본사는 방송 녹화 전 2PM 멤버 변경에 관한 이야기가 다시 방송되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다고 강력히 부탁했다. 멤버 변경 사유에 관해 본사를 통해 발표된 내용에 사건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거짓이 있었다면 어떠한 법적, 도의적 책임도 질 것이다"고 공지했다.
재범을 내친 JYP는 덮으려고 하고, 재범을 끌어 안은 싸이더스는 진실을 밝히라고 하는 희한한 모양새가 됐다. 그 '이유'라는 것이 밝힐 만한 수준이라면 상황은 정반대가 되어야 맞을 것이다. JYP는 이유를 밝혀 재범의 퇴출을 정당화하고, 싸이더스는 가급적 이 사태를 덮어 재범의 새로운 출발을 도와줘야 상식적으로 맞는 그림이 된다.
하지만 왜 JYP는 그 이유를 밝히지 않을까. 여기에서 과연 그 '이유'라는 것이 밝힐 만한 수준인 지, 또 JYP가 싸이더스의 '권유'대로 이를 밝혔을 경우 몰고올 크고작은 파장을 과연 싸이더스가 책임질 수 있는 지 의문이 생긴다.
이 사이에서 사건의 주인공인 재범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트위터에도, 유튜브에도 일절 관련 코멘트가 없다. 지난 10개월 간 늘 그랬듯이 변함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많은 네티즌들은 사건의 본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다름아닌 이 사태의 주인공인 재범이 나서서 속시원히 해명해 주길 바라고 있다. 주인공은 제쳐둔 채 언제까지 이들의 지루하고 소모적인 공방을 지켜봐야 할 지 답답하기 때문이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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