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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발 무더기팩스 숨은 의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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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천안함피격, 연평도 포격도발 등 군사적위기상황때마다 남측 사회단체와 대북경협기업에 팩스를 무더기로 발송하고 있지만 정작 정부에 신고한 곳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북전문가들은 북한이 '남남(南南) 갈등'을 목적으로 발송하고 있지만 좌파단체에 지령을 내려 보낸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11·23 연평도 도발 이후 중국을 통해 우리측 종교·사회단체와 대북 경협기업 등 80여곳에 대남선동 팩스를 보냈다. 그러나 통일부에 이런 사실을 신고한 곳은 80여곳 중 15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22일 "연평도 포격 관련 북한 팩스를 신고한 단체·기업은 15곳인데 이 중 9곳이 대북 경협기업"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팩스에서 "연평도 포격은 남조선 호전광들이 우리측(북측) 영해에 포 사격을 가함으로써 발생했다"며 "남조선 보수패당이 연평도 포격의 직접적 도발자라면 그 뒤에서 추동한 장본인은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6.2 지방선거전인 5월 29일과 30일에도 북한은 서울 4곳, 인천 2곳 등 대북교역업체 6곳에 '현 정권에 표를 던지면 전쟁이 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발송했다. 하지만 대북전문가들은 북한의 팩스를 받은 단체와 대북경협기업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군사적 위기상황이나 남측선거기간에 팩스를 이용한 대남심리전략을 펼쳐왔다. 북한은 지난 6월 6·15 선언 10주년을 전후해 남한 당국이 6·15 정신을 부정하고 있다며 투쟁으로 맞설 것을 주문하는 팩스를 43개 단체에 보냈다. 또 6·25 전쟁 60주년 때는 11개 단체에 반전·평화를 촉구했다.


국방연구원 김태우 박사는 "과거에도 선거철에 북한의 선동은 있었지만 인터넷이 상용되면서 대남공세는 더 섬세해졌다"며 "비대칭전력은 바로 온라인과 팩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은 지령을 내리거나 좌파단체와 소통할 목적으로 팩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검찰과 국가정보원 등 공안 당국에 따르면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한상렬(60)씨도 지난 6월 방북하는 과정에서 팩스로 북한 측과 일정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 당국은 한씨가 좌파 성향의 시민단체 해외 본부를 통해 팩스와 전화로 방북을 위한 사전 논의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가 합법적 남북교류를 가장해 북한과 접촉하고 지령을 받아 온 사실이 보안당국 수사 결과 밝혀졌다. 검찰 발표에 따르면 범민련 남측본부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이 운영하는 범민련 공동사무국과 e메일, 팩스 등을 통해 연락하며 구체적 활동방향에 대한 지침을 받았다. 범민련은 2006년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북한이 보낸 “반미, 반한나라당 투쟁에 적극 나서라”는 지침을 국내 단체에 전파하기도 했다.


국방대학교 김연수 교수는 "북한은 남한사회의 개방성을 이용해 고도의 대남심리전으로 팩스나 이메일을 보내고 있어 안보의식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면서 "9.11테러도 미국의 개방성을 알카이다가 역이용한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김교수는 또 "은밀하고 암호화된 문장을 팩스로 보내 지령을 내리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남한여론이 결집되고 있는 시점에 대북비난여론을 반전하기 위한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양낙규 기자 if@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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