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처 업무보고에서 "운전면허시험, 뭣하러 어려운 시험을 공부해서 보나"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운전면허시험과 관련해 "쉽게 바꾸면 좋겠다. 그것을 바꾸는 데 저항이 있을 게 없지 않느냐"며 "시험도 너무 어려운 시험 볼 것 있느냐. 뭣 하러 어려운 시험을 공부해서 보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법제처 내년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운전면허시험 비용이 훨씬 많이 들고 절차도 복잡한 점을 지적하고 "왜 쉽게 안되는가 했더니 자동차 학원이나 실습하는 데서 로비가 심해서 안 된다고 얘기하더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내가 (운전면허시험을 쉽게 바꾸라는) 이 얘기를 한 지 1년이 넘었다. 그것 하나 바꾸는 데 1년 걸리면 다른 것을 바꾸는 것은 우리 생애에 되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그것 좀 빠른 시간 내에 하면 좋겠다"고 지시했다.
정선태 법제처장은 이에 대해 "안을 만들어 행안부, 경찰청과 협의하고 있다. 곧 결과를 내놓겠다"고 대답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해하기 어려운 법조문과 관련해 "나도 이해를 잘 못하겠는데 국민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법조문을) 어렵게 한 것은 고시 합격한 사람들이 자기네끼리 알기 위해 했는지 모르지만, 쉽게 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법제처가 (법조문 개선을) 직접 하기 어려우면 여러 곳에 아웃소싱을 해서라도 예산을 들여서 빠른 시일 내에 많은 법을 쉬운 법조항으로 바꾸는 게 좋겠고, 또 국민에게 불편을 주는 법은 고치는 게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국민의 일상생활과 연계된 법령과 관련해서는 국회를 통해 개정하는 작업도 해야겠지만, 행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시행령 등 하위법령 개정 작업을 잘 해달라"면서 "하위법령을 개정하는 것은 시간도 단축할 수 있고, 실제 많은 사람들의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 나가 활동하는 국민들에게도 도움이 되도록 해당 나라 법에 대한 설명 등 서비스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한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맺은 나라들에 나가 있는 한국 기업들의 FTA 활용률이 40%가 안 된다고 하는데, 관세 등 FTA 관련 법을 활용하지 못하면 국가적 손실"이라며 "해당 국가의 법에 대해 알려주는 서비스를 해주면 기업들이 활동하는데 굉장히 도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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