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지용 기자] 원달러 환율이 하락 마감했다. 유럽 재정악화 위기 재부각으로 유로달러 환율이 하락한 가운데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 재개에 따른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환율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북한이 핵사찰을 허용키로 합의한데 이어 훈련 재개 후 북측의 도발이 포착되지 않으면서 환율은 하락 반전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8원 내린 1150.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지난 주말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별다른 해법이 도출되지 않은 가운데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아일랜드 국가신용등급을 다섯 단계나 하향 조정하면서 유로존 재정악화 위기가 재부각됨에 따라 상승 압력을 받았다. 이날 유로달러 환율은 아시아 환시에서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국의 연평도 해상 사격 훈련을 앞두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점도 환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원달러 환율은 훈련이 임박해오면서 장중 한때 1170원대까지 고점을 높였지만 기상 문제로 훈련 개시가 지연되는 한편 북한이 UN 핵사찰단 복귀를 허용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긴장감이 다소 누그러지는 모습이었다. 이날 2시30분 훈련이 시작된 후 우려했던 북측의 반응이 감지되지 않으면서 환율은 하락 반전했다. 한때 2000이 무너지기도 했던 코스피지수는 장중 하락폭을 축소하면서 환율 하락을 거들었다.
수급 상으로는 수입업체 결제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역외가 달러 매수에 나서면서 환율 상승을 이끌었지만 장중 상승폭을 제한하던 수출업체 네고와 은행권 롱포지션 청산물량이 장 후반 쏟아지면서 환율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편 이날 해상 사격훈련이 별다른 탈 없이 마무리 됐지만 연말을 맞아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뚜렷한 방향성 보다는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외환 전문가는 "북한이 향후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측하기 힘들고 외환당국의 자본유출입 규제 리스크 등도 남아 있다"며 "지속되는 불확실성 속에 환율은 당분간 변동성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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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용 기자 jiyong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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