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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 D-3, 현대건설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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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22일 공식 발표 예정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무산 기정사실화 분위기
현대차그룹 예비협상대상자 인정 여부 최대 변수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현대건설 인수전이 채권단의 결정을 사흘 앞둔 시점에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그룹의 인수는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으로 주도권이 넘어갈 지 여부에 따라 현대건설 새 주인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 간 소송 및 광고 난타전과 졸속 매각 논란 등으로 역대 인수ㆍ합병(M&A) 중 '최악'이라는 오명을 떠안은 채권단은 인수전 향방과 무관하게 역할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갈팡질팡' 채권단 어떤 결단 내리나=현대건설 채권단은 지난 17일 주주협의회 전체회의에 상정한 현대그룹과의 양해각서(MOU) 해지안과 주식매매계약 체결안에 대한 통과 여부를 오는 22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채권단의 중지가 'MOU 해지안 가결 혹은 주식매매계약 체결안 부결'로 모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는 철회 수순을 밟게 됐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채권단은 현대그룹과의 소송전이 불가피한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문제는 현대차그룹을 예비협상대상자로 인정하느냐 여부다. 채권단은 추후 현대그룹을 대신해 현대차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재선정할 것을 협의할 방침이다.


현대그룹의 반발과 특혜 시비 등을 고려해 채권단이 현대건설 매각 원천 무효를 선언할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이럴 경우 현대차그룹과의 소송마저 감당해야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


반면 현대차그룹을 예비협상대상자로 받아들여 현대건설 인수전을 연내 속히 마무리한다면 채권단 입장에서는 현대차그룹과의 소송이란 위험 부담 하나를 더는 셈이 된다.


◆현대차그룹 "금메달 박탈되면 은메달이 차순위 아니냐"=이 같은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의 발언은 내부에서 이미 현대건설 인수를 확신한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M&A 관계자는 "당초 유찰될 가능성이 높았으나 채권단 움직임이 (우리 쪽으로) 넘어오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채권단이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을 거부할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환은행 실무자 고소 방침에 대해서는 "현대차그룹 쪽으로 협상 지위가 넘어온다면 자연스레 사라지지 않겠냐"고 언급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대차그룹은 채권단과 현대그룹이 소송을 치르는 사이 MOU와 본계약 체결을 동시에 진행하기 위해 대비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측은 자료를 통해 "최근 대형 M&A가 계속 무산되고 있어 이번 현대건설마저 좌초된다면 현 정부의 경제 정책 운용에 또 한 번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채권단은 이번 현대건설 매각이 지니는 의미와 중요성을 깊이 되새겨 엄정하게 입찰 절차를 진행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현대그룹 "현대차그룹 입찰 방해 가만두지 않을 것"=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가 사실상 물 건너간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의 예비협상대상자 지위 역시 박탈돼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물론 채권단과 소송전을 불사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 19일 자료를 내고 "현대차그룹은 교묘히 언론을 활용해 입찰 규정 상 엄격히 금지된 이의 제기를 지속하고 사실상 입찰 방해 행위를 하고 있는 만큼 예비협상대상자 자격 박탈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한 "채권단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현대차그룹에 굴복한 것은 명백한 직무 유기이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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