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서울시의회 무상급식 예산 편성 갈등 증폭 가운데 성북구 무상급식 증액 통과 눈길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무상급식 예산문제로 첨예하게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김영배 성북구청장이 성공적으로 내년도 무상급식 예산 심의를 마쳐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성북구의회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소속 구의원이 11대 11로(동수)로 구성돼 있지만 성북구청이 제출한 무상급식 예산에 의회가 우유 값 지원액 600여만원을 증액시켜 통과시켜 더욱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는 김영배 성북구청장(사진)이 무상급식을 실현하기 위해 백방으로 뛴 결과로 보였다.
김 구청장은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먼저 지난 10월부터 초등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 무상급식 시범실시했다.
또 내년 예산 편성을 앞두고 사전에 의원들에게 무상급식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협조를 이끌어내는 등 조율에 힘을 썼다.
그는 차별 없는 무상급식과 양질의 친환경 급식은 모든 학생이 동일하게 누려할 보편적 권리이자 한 단계 높은 차원의 의무교육을 실천하는 것이라는 무상급식에 대한 기본 철학을 갖고 있다.
◆김 구청장 “무상급식 의회 협조 무한한 감사”
김 구청장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낭비성 예산, 일회적 이벤트성 행사예산, 불필요한 보도블록 교체 비용 등을 과감히 절감하는 노력도 보였다.
김 구청장은 “ 취임 이후 처음 짜는 예산이라 무척 신경썼다”면서 “지역구 의원들 뿐 아니라 구 의원들에게 미리 설명하고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이어 “의회가 집행부가 추진하는 사업의 의미를 잘 파악해 협력해준데 대해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고 겸손해 했다.
김 구청장이 이처럼 무상 급식 예산을 의회로부터 무난하게 협조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기본적으로 김 구청장의 의회관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구청장은 취임 후 처음 열린 의회에서 “구 집행부와 구 의회가 건전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자”면서 “4년 후 주민 심판을 받을 때 집행부와 의회 모두 공동책임을 지는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정책적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상호 신뢰가 중요하다”고 구의회에 협조를 간곡히 당부했다.
구청장은 취임 이후에도 구의회와 협력 관계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김 구청장은 16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도 “의원들이 주민들의 공익적 가치를 위해 협력해주어 너무 감사하다“며 몇 차례 공을 의원들에게 돌렸다.
그러나 서울시와 의회가 무상급식에 타협을 보지 못해 안타까운 심정도 밝혔다.
그는 “서울시와 시 교육청이 타협안을 만들어 극적으로 합의를 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끝까지 서울시의 무상급식 예산 분담에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서울시가 만약 전혀 예산 분담을 하지 않게 될 경우 시 교육청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예산(58억원 예정)가 구 예산으로 초등학교 4개 학년 친환경 무상급식과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대한 친환경 쌀,우수 농축산물 차액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걸어서 성북 한바퀴’ 주민 실상 알기 더 없이 좋은 움직임으로 평가
김 구청장은 올 해 ‘걸어서 성북 한 바퀴’를 진행, 주민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현장 행정을 몸소 실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민원 청취 도중 흥분한 주민들의 거친 소리를 듣는 경우도 있지만 한편으로 아주 소소하게 생각되는 작은 일들이 주민들에게 큰 스트레스가 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면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때면 이 것이 ‘생활정치’라는 것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 해 20개 동 모두를 걸어서 돌면서 주민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내년 3월에는 하루 2개 동씩 걸으면서 심층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즉 장애인복지관 보육현장 공부방 노인정 등을 직접 체험하면서 구체적인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찾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테면 자기주도학습센터 등에서 이뤄지는 학생들 상담 등을 통해 특정 학생 하나하나를 어떻게 상담하고 이끌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보면서 발전 방안을 꼼꼼히 찾아내겠다는 구상이다.
내년 바닥에서 줄기를 타고 오르는 식의 현장 행보를 해보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민선5기 실질적 원년...수요자 중심 행정 초점 맞춰
김 구청장은 내년이 실질적인 민선5기가 시작되는 원년이라는 점에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사람이 희망인 도시 성북을 본격적으로 만들어갈 것”이라며 ▲통계와 지표에 의한 행정 ▲구민의 눈높이에 맞는 수요자 중심의 행정에 초점을 맞추어 나가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지역공동체 복원과 도시재생 ▲사회적 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강남북 균형발전을 선도하는 교육1번지 실현 ▲수요자 중심이 건강도시 성북프로젝트 등을 꼭 이뤄내겠다고 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10대 핵심과제로 ▲도보 10분 도시 프로젝트 추진 ▲도시아카데미 운영 ▲동별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운영 ▲창조산업특구 조성 ▲사회적기업 육성 ▲친환경 무상급식 추진 ▲U-도서관 건립 ▲성북올레길 조성 ▲도시형 보건지소 건립 ▲성북 마이너스 93을 추진키로 했다.
박종일 기자 drea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