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영국 내 기록적인 폭설로 인해 상품 배송 지연 사태가 이어지면서 고객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연말 대목을 앞두고 전반적인 소매업체들의 매출 부진 또한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인터넷판을 통해 폭설로 인한 배송 차질 물량이 400만박스 이상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기상 상태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번 배송차질 사태는 30년래 최악의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미 대형 슈퍼마켓 등 관련업체들은 폭설로 배송이 불가능한 지역에 대해 물품 배송을 중단한 상태다. 글로벌운송솔루션(GFS)에 따르면 이 같은 날씨가 지속될 경우 배송 차질 물량은 하루 400만개씩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폭설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은 스코틀랜드와 영국 북동부 지역이며 피해 지역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운송업체들은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에게 이 지역에서 더 이상 신규 주문을 받지 말아줄 것을 당부한 상태다. 또 테스코·세인즈버리·아스다 등 대형마트는 크리스마스 전까지 제품 배송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스코틀랜드 지역의 배송을 중단했다.
사이먼 베일 GFS 관계자는 "30년간 근무했지만 이런 최악의 배송 중단 사태는 처음"이라면서 "만약 예보대로 추가적인 폭설이 이어진다면 배송중단과 장비부족 등 현재 겪고 있는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대표적 우편사업체인 로얄메일은 이번 배송지연 사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3000여명의 비상 인력을 동원했으며 주말도 반납한 채 밀린 배송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폭설과 혹한 등 최악의 기상 상태로 인해 연말 쇼핑 대목 시즌을 노리던 소매업체들 역시 매출 부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일반적으로 영국 소매업체들은 이 기간 동안 일년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올린다. 그러나 올 연말에는 날씨 때문에 쇼핑객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매출이 평균보다 30%가량 줄어들었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비자카드는 지난주 카드 사용 금액이 전주 대비 1억파운드 가량 줄어든 77억파운드에 그쳤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크리스마스에 날씨 등의 여파로 소비를 줄이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전반적인 카드 거래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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