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예산 처리시한 언급 하지 말았어야..
박희태 의장 대통령 말 무조건 들으면 안돼"
[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16일 동료 의원에게 주먹질을 행사한 김성회 한나라당 의원에게 이명박 대통령이 격려전화를 한 것과 관련, "그것이 위로 전화이건, 격려 전화이건 그건 대통령이 실수한 것"이라고 쓴 소리를 했다.
이 전 의장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전화했다는 것을 처음에 믿질 않았고 믿어지질 않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할 필요 없는 전화를 한 것이고, 또 받았다는 사람이 이것을 공개한 것도 잘못"이라며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거나 둘이 단독으로 회담을 했다는 내용은 절대 공개하지 않는 것이 정치의 도리이고 윗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김 의원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 전 의장은 또 '형님 예산' 논란과 관련, "근본적으로 대통령의 형님이나 직계 가족들은 특별히 몸조심을 해야 하는 것"이라며, 다만 야당의 정계 은퇴 요구에 대해선 "사퇴를 하고 안하고는 본인에게 달려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별로 의미도 없는 '12월9일 회기 내에 예산안을 꼭 통과시키시오'라고 공개적으로 얘기를 한 것이 실수"라며 "이야기할 필요가 없는 이야기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그러니까 여당 의원들은 꼼짝 없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고, 국회의장도 무조건 대통령의 뜻에 따라서 직권상정을 하고 무리하게 밀어붙인 것"이라며 "국회의장은 입법부의 수장인데 대통령의 말을 무조건 들으면 안 된다"고 박희태 국회의장에게 쓴 소리를 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회는 여당의 국회도 아니고 야당의 국회도 아니고, 심지어 청와대의 국회도 아니다"면서 "국회의장은 대통령과 동격으로 부당한 말을 들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1997년 김영삼 정권의 노동법 날치기 처리와 관련, "그 후에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맥이 빠지고 후계자 문제에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정권을 야당에게 넘겨주고 말았다"며 "결국 상대의 문제가 아니라 자체 내의 내홍, 실수로 정권을 빼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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