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한나라당의 새해 예산안 강행처리에 반발하며 전국 순회 장외투쟁에 나선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혹독한 추위와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연말에 불어 닥친 한파는 전국을 꽁꽁 얼려놓은 상태지만, 손 대표는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손 대표는 16일 새벽에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부산역에서 새벽 1시까지 전단지를 돌리고 예산안 처리 무효 서명운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바닷바람에 펄럭이는 텐트에서 오늘도 전기나간 전기장판을 깔고 잠깐 눈 부쳤다"고 설명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전기장판'은 또 다른 시련이 될 수 있지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이날 부산ㆍ영남지역은 최저 영하 5도까지 내려갔다.
전날인 15일에도 그는 혹독한 추위에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당시 천안지역 최저 온도는 영하 7도로 손 대표가 트위터에서 "간밤에 춥기는 참 추웠다"고 할 정도였다. 추위에 깬 그는 파카(외투)를 껴입고 다시 잠을 청했다고 부연했다.
손 대표의 한 핵심 측근에 따르면, 현재 손 대표의 건강은 크게 문제가 없다고 한다. 장외투쟁에 나서기 전에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고, 평소에도 체력이 남다르다는 것이다. 이 측근은 "무엇보다 '사즉생(死則生)', 여기서 밀리면 야당의 존재가치는 없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전했다. 각오가 남다르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매서운 추위는 장외에서 24시간 지내야 하는 손 대표와 측근들에게 고통스러운 존재다. 측근들에 따르면, 이미 손 대표의 피부는 상당히 거칠어졌다고 한다. 전단지를 나눠줄 때도 한사코 장갑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진실 된 마음으로 국민들에게 전달하겠다는 이유에서다.
그를 지원하는 참모들도 고생은 마찬가지다. 양말을 두개씩 껴입었지만, 추위는 이낙연 사무총장과 양승조 비서실장의 발을 얼려버렸다. 2007년 민심대장정을 기획하며 손 대표와 동고동락을 함께 해온 강훈식 정무특보는 바람이 나부끼는 천막에서 손 대표와 쪽잠을 청하며 함께 하고 있다.
강 특보는 "처음에 측근들이 대표님을 많이 말렸지만 '국민 한 사람이라도 직접 만나겠다'고 나가시는데 우리가 어떻게 하겠나. 옷 두툼히 입고 따라 나왔다"며 "건강도 걱정되지만 우리가 지금 믿을 수 있는 것은 민심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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