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과학고 입시 '과학 캠프' 이런 문제 나왔다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올해 과학고 입시전형으로 새로 도입된 '과학 캠프'에서는 올해 초 교육과학기술부가 제시한 평가도구 예시의 범위 내에서 다양한 형태의 문제들이 출제됐다.

세종과학고ㆍ한성과학고의 경우 교사들이 합숙하며 함께 문제를 출제하고 지난 3, 4일 같은 시각에 시험을 치렀다.

캠프 첫 날 '수학 창의성 평가'에서는 "철수와 영희가 운동장을 도는데 철수는 운동장을 한 바퀴 도는데 45초, 영희는 60초가 걸린다. 철수와 영희가 같은 지점에서 같은 방향으로 운동장을 돌 때 처음으로 만나는 시각은 몇 분 후인가"라는 글과 해설이 제시됐다.

학생들이 풀어야 할 실제 문항으로는 이 문제에서 파생돼 나올 수 있는 문제 3가지를 만들라는 내용이 주어졌다. 이른바 '문제 재구성하기'다. 이어 자신이 출제한 문제 가운데 한 가지를 골라 풀이를 쓰고 이런 과정을 통해 깨달은 점을 쓰라는 문제도 함께 나왔다.

'과제 수행' 부문에서는 에나멜선과 아연판, 건전지, 자석 등을 주고 간이 전동기를 제작하면서 제작 방법과 전동기의 회전 원리를 설명하게 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이와 더불어 "물, 솜, 소금, 에탄올, 식용유, 포도당, 숯가루, 철가루, 모래, 버터조각, 스티로폼 조각 가운데 3개를 골라 혼합물을 만들고, 그 혼합물의 분리 방법을 최대한 다양하게 순서대로 쓰라"는 과학 창의성 문제, 화석연료와 지구온난화에 관한 제시문, 대체에너지에 관한 제시문을 참고 해서 "2040년 8월 3일 자신의 하루 일과를 여러가지 에너지 소비 형태와 다양한 에너지원을 중심으로 700자 이상~ 800자 미만으로 서술하라"는 '글쓰기' 문제도 나왔다.

시험을 치른 학생들은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것 같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 보다 풀이 과정 전개가 중요한 것 같았다"거나 "책에서 공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상식과 과학지식 등도 중요하게 작용한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출제에 참가한 한 과학고 교사는 "문제가 공개되도록 돼 있어 매년 새로운 문제를 개발해야 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선행학습 없이 누구나 풀 수 있으면서 창의성과 논리력을 함께 평가할 수 있는 문제를 내기 위해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수일 세종과학고 입학사정관은 "학교 선생님들 사이에 너무 쉽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지만 열려 있는 형태의 문제라 학생들의 사고력을 충분히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4, 5일 과학 캠프를 진행한 부산과학고에서는 "남해에서 유조선이 좌초되어 10만 톤의 기름이 바다로 유출됐을 때 기름띠의 면적을 추측하라"는 문제가 나오는가 하면 배점 비중이 낮음을 알려주고 '세 얼간이(3 Idiots)'라는 인도 영화를 보여주고 감상문을 쓰는 문제도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