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애플을 벗기다'

[아시아경제 강경록 기자]

'애플을 벗기다'
안병도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1만3000원

어느새 애플은 미래의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어 버렸다.

기업들은 애플의 것과 유사한 제품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고 소비자들은 애플 제품에 열광하고 많은 샐러리맨들은 잡스처럼 회사와 인생에서 성공하기를 바란다.

특히 애플의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스티브 잡스는 이미 위인 반열에 올라서며 수많은 추종자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애플과 스티브잡스를 연구해 온 안병도는 '애플을 벗기다'를 통해 애플은 절대 '따라 하면 안 되는 기업'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지금의 애플 찬양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 지금의 애플 찬양은 허상일 뿐만 아니라 곧 애플제국이 몰락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그토록 찬미되는 애플 제품의 혁신성은 사실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니며 제록스, 소니, 3Com 등의 회사에서 개발된 기술들을 훔쳐 와 솜씨 좋게 조합한 것에 불과하다고 한다. 게다가 잡스 1인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언제든 애플을 몰락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아킬레스 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애플을 전방위적으로 분석했다. 애플의 성공 비결, 열광적인 소비자인 팬보이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미묘한 경쟁 관계, 구글과의 대립 구도, 하청 업체 노동자들의 자살 사건, 현금과 디자인에 집착하는 독특한 기업 문화와 아이패드를 주춧돌로 삼는 미래 전략까지 지금까지 다루지 못한 주제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저자는 애플의 몰락 이유로 6가지를 제시했다.

그 첫번째 이유로 애플은 자신들의 제품에 종교적인 아우라를 덧씌워 팬보이를 양산했다는 것이다. 일명 '애플빠'들로 불리운다.

이런 팬보이, 애플빠들은 예수와 스티브 잡스를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동일시하며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게끔 한다.

실제 잡스는 애플을 설립하기 전 인도로 여행을 갈 기회를 잡아 힌두교의 그루 바바와 한 달간 머물렀고 이후 잡스는 종교보다 교주로서 사람을 통솔하고 대하는 법을 배웠다. 이후 잡스 특유의 카리스마도 이 시기 이후 나타났다.

또한 애플은 현금에 유독 집착한다. 지난 3월 기준 애플은 417억 달러(약 47조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애플의 현금 집착은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난'경험이 있는 그의 '편집증적 집착의 일부'라는게 저자의 분석이다.

다음은 애플의 오만한 태도다. 애플의 악명 높은 수리 정책과 아이폰4 안테나 결함처리 부분은 이미 유명한 상태다. 또한 '오픈 소스' 운동을 지지하는 척했다가 자신들의 이득에 반하자 곧장 태도를 바꾼 사건이라던가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무조건 신용카드 결제를 요구했던 일 등은 애플이 소비자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근본적으로 고민하게 만든다.

실제로 잡스는 절대 시장조사를 하지 않는다. 오직 그만이 미래를 제대로 내다보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애플은 소비자를 단지 자신들을 경탄해 지갑을 여는 존재로만 생각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독재적이고 폐쇄적인 애플의 구조 때문에 애플은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채, 스티브 잡스라는 개인의 분신이 되어버렸다는 것이 저자의 평가다.

가장 큰 문제는 '잡스 이후'를 전혀 준비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잡스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어나 지금까지 그들이 보여준 모습은 회의적이라는 평가다.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은 애플의 미래를 결코 밝지 않게 보고 있다. 결국 '애플 신화'는 잡스의 거취와 생사를 같이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이다.

이 책은 이 시대의 전설이 된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이 사회를 둘러싸고 있는 거짓과 위선을 벗기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