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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결산]홍명보호, '절반의 성공'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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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객원 기자]혹자는 실패라고 말한다. 냉정하게 얘기해 아시아 최강으로 꼽히는 한국 남자 축구가 24년 간 단 한번도 아시안게임 결승에 오르지 못한 것은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선수 경력에 큰 도움이 될 병역 혜택의 기회마저 날려버렸다. 그러나 홍명보호에게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잃은 것만큼이나 얻은 것도 많은 대회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대표팀은 당초 목표였던 24년 만의 금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후반에만 네 골을 몰아치는 집중력을 발휘해 ‘천적' 이란을 40년 만에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이란에 패해 노메달에 그쳤던 수모도 깨끗이 되갚았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 U-20 월드컵 8강의 주역이었던 구자철(제주), 김보경(오이타), 조영철(니가타), 홍정호(제주) 등을 주축으로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구성했었다. 비록 기성용(셀틱)이 소속팀의 차출 거부로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지만, 성인대표팀의 박주영(AS모나코)과 김정우(광주 상무)가 ‘와일드카드’로 가세하며 최상의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을 받았다.


북한과의 첫 경기에서 0-1로 패하며 주춤했던 한국은 이후 박주영의 뒤늦은 합류와 함께 공격력이 살아나면서 준결승에 오르기까지 4경기 13득점 1실점의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했다. 중국 홈팀의 텃세와 우즈베키스탄의 끈질긴 추격을 이겨낸 것도 금메달을 향한 기대를 더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86년 서울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이번 대회 전까지 4번의 준결승에서 중동팀에게만 세 차례 패했던 한국은 이번에도 '중동 징크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준결승전에서 한국은 UAE를 상대로 시종일관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치고도 골을 넣지 못하다 결국 경기종료 직전 UAE에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하고 말았다.


또 다시 결승 문턱에서 허무하게 주저 앉았을 뿐 아니라 병역 혜택의 기회까지 놓친 데 따른 후유증은 컸다. 홍명보 감독 조차 “선수들에게 열심히 해달라는 말도 차마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할 정도. 목표의식을 잃은 한국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란을 맞아 후반 30분까지 1-3으로 뒤지는 등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후반 33분 박주영의 만회골로 추격의 불씨를 살린 한국은 후반 42분과 43분, 지동원(전남)의 연속골이 터지며 기적같은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부둥켜 안았다. 어찌보면 홍명호보 선수들에게는 ‘24년 만의 금메달’이란 동기 부여보다도 병역 혜택이 주는 중압감이 더 컸을 것이다. 이는 선수들로 하여금 축구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었고, 준결승전 패배 이후의 허탈함도 더욱 크게 만들었다.


그러나 박주영의 만회골을 계기로 집중력을 되찾은 선수들은 비로소 자신들의 축구를 펼쳤고, 후반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내며 진정한 축구를 경험했다. 대표팀의 공격을 이끌었던 박주영이 이란전 승리 후 “지금까지 축구하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소중한 깨우침을 준 후배들이 고맙다. 이번 대회를 통해 인생을 배웠다”고 말하고, 주장 구자철 역시 "오늘은 제 인생 최고의 축구 경기였습니다"라며 눈물을 쏟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시안게임은 ‘실패’가 아닌 ‘절반의 성공’으로 불릴 만하다. 아시안게임은 끝을 맺었지만, 홍명보호는 2년 뒤 런던 올림픽을 향해 다시 뛰어야 한다.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값진 경험과 패배의 교훈은 내년부터 치를 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앞두고 홍명보호가 한 단계 성장하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특히 선수 시절부터 성공가도만을 밟아왔던 홍명보 감독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전술의 다변화, 새로운 선수 발굴 등도 앞으로를 위한 과제로 주어졌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객원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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