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대법원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25일, '표적감사' 등 정치논란 속에서 자진사퇴한 뒤 "총장에서 물러났을 뿐이므로 교수직은 유지해달라"며 황지우(사진) 전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총장이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내려보냈다.
재판부는 "황 전 총장이 한예종 교수로 재직하던 중 총장으로 임용됐더라도 그가 교수 직을 사직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수 직을 상실하는 건 아니고 황 전 총장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도중에 총장 직을 사직했다고 달리 볼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황 전 총장이)총장으로 임용됨으로써 당연히 종전 교수직을 상실했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1997년 한예종 연극원 조교수로 임용돼 2004년 교수로 승진 임용된 황 전 총장은 2006년 3월 임기가 4년인 한예종 총장으로 임명됐으나 정치논란 속에서 2009년 5월 자진 사퇴했고, 2달여 뒤 "총장으로 임명될 때 교수직을 사직한 바 없으므로, 총장 사직 후 다시 교수직에 복직한 것으로 봐야한다"며 국가를 상대로 교수지위확인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같은 해 9월 "예술학교 교수의 임명권자인 총장이 피임명자인 교수의 직위를 함께 갖는 것은 모순인 점, 교육공무원법은 대학의 장으로 임용될 경우 교원 직위 상실을 전제로 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6월 "교육공무원법 제24조 제5항은 '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그 대학의 장으로 임명될 경우 교수 직위를 상실'함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황 전 총장이 한예종 총장으로 임명될 때 교수직을 휴직한 것으로 봐야한다는 황 전 교수의 주장은 이유 없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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