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重 조선소에 함께 참석
美인턴생활 마치고 잠시 귀국···향후 행보에 관심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임혜선 기자] 지난 19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열린 한진해운 선박 명명식에 최은영 회장과 그의 맏딸 유경양이 나란히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한진해운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 모녀는 이날 열린 두 척의 벌커 명명식에 참석했다. 이날 자리에는 오병욱 현대중공업 사장 등 양사 관계자 80여명이 함께 했다.
최 회장이 자녀를 데리고 공식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며, 특히 조 양이 직접 명명식을 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조 양은 미국에서 인턴생활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머물고 있는 중"이라면서 "아버지 고 조수호 회장 생전에는 어린 딸들을 어렸을 때 데리고 다녔던 적이 있어 이번 명명식에도 그런 차원에서 참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 모녀는 이날 배의 스폰서 자격으로, 배의 이름을 붙여줬다. 선박 스폰서란 완성된 배에 이름을 짓는 명명식의 주인공으로, 중세 초 북유럽 바이킹족이 선박을 새로 건조하면 배의 안전과 풍요를 기원하며 처녀를 바치던 풍습에서 유래해 지금까지 선주 부인이나 딸 등 선주사의 여성 관계자가 맡아온 것이 관례였다.
최 회장이야 이미 40여척의 배에 이름을 붙여준 경험이 있어서 여유를 보인데 반해 조 양은 다소 긴장한 표정이었다. 이런 딸을 위해 어머니인 최 회장은 바로 옆에서 딸에게 힘을 실어줬고, 조 양도 곧 언제 그랬냐는 듯 활짝 웃는 표정으로 명명식 행사를 즐겼다는 후문이다.
이날 최 회장은 '한진 살다나베이', 조 양은 '한진 달림플베이'를 각각 명명한 후 샴페인 병을 배에 던지는 의식까지 성공리에 해냈다. 두 척은 18만t급 케이프사이즈급 쌍둥이배로 1길이 284m,, 폭 45m. 2만5000마력급 엔진을 탑재했다. 이후 두 사람은 현대중공업 직원들과도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올해로 25세인 조 양은 여동생 조유홍양(23)과 함께 한진해운홀딩스의 지분 4.73%를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한진해운 경영권 승계 1순위에 올라있다. 고 조 회장의 사망후 혼자서 회사를 이끌고 있는 최 회장을 지원하기 위해 조 양을 비롯한 두 딸들의 한진해운 입사 시기에 관심이 집중돼 왔다. 또한 두 딸 모두 20대 초ㆍ중반의 성년이 된 상황이라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이날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조 양이 한진해운 입사를 통해 경영수업을 받는 것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지주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 한 최 회장은 지난 2006년 작고한 남편으로부터 받은 범 한진그룹 회사 지분을 매각하며 독자경영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만일에 있을지 모를 집안간의 경영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이며, 장차 딸들에게 회사를 넘겨주기 위한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최 회장이 충분히 회사를 꾸려갈 능력이 있다는 점에서 일찍 딸들에게 경영 참여를 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채명석 기자 oricms@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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