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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 1%늘리자고 기업투자·고용위축 초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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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김성곤 기자]정치권에서 제기되는 감세철회 논란의 배경은 얼핏 부자, 대기업으로부터 세금을 더 걷어 재정수입을 늘리자는 경제적 논리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차기 대선을 앞두고 친서민, 공정사회의 헤게모니를 확보하려는 권력간 암투 속에서 나왔다는 것이 정설이다. 따라서 공정사회의 화두와 사정(司正)의 칼날을 지켜보고 있는 기업들로서는 경제적 논리와 효과만을 놓고 갑론을박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치열한 격론이 일고 있어 기업들은 온통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치권서도 격론 일어= 현재 민주당은 부자감세 철회를 통해 재정건전성 확보와 서민복지 예산의 증대가 가능하다며 소득세와 법인세의 동시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소득세 감세는 법인세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법인세 감세를 강조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흐름은 ▲법인세 ㆍ 소득세 감세 철회 ▲법인세 ㆍ 소득세 감세 유지 ▲법인세 인하-소득세 감세 철회 등 세 갈래로 나눠진다. 여권 내부의 감세 논란은 길게는 차기 대선 전략과도 맞닿아있고 현 정부의 정체성과도 직결된다. 당내 흐름은 소득세 인하는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 어떤 식으로든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법인세 인하는 대세론으로 굳어지는 가운데 어떤 식으로 인하가 이뤄질지 각론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은 "차기 대선과 총선에서 야당의 공격 포인트는 '부자정권 종식'이 될 것이 분명하다"며 "현 정부에서 시행하지 않고 2013년부터 시행하는 소득세와 법인세의 최고세율인하 때문에 부자감세라는 오해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일부에서는 '감세를 하면 대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늘어나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이른바 '낙수효과 (Trickle Down Effect)'가 우리나라에서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100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쌓아놓고 투자와 고용에는 인색한 점을 감안하면 법인세 인하를 철회해 세수를 확보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감세 기조는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정책인 MB노믹스의 핵심인 만큼 정책 일관성 차원에서도 유지해야 한다는 반론이 비등하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야당의 부자감세 프레임에 갇힌 철학이 없는 논의로 포퓰리즘의 유혹에 넘어가 무책임한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도 "부자나 대기업을 위해 세부담을 낮추겠다는 게 아니라 홍콩, 싱가포르, 대만, 중국, 일본, 멕시코 등 경쟁국보다 세부담을 높지 않게 하겠다는 의미"라며 "증세는 단기적으로 세수를 증대시키지만 중장기적으로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려 세수를 오히려 감소시킨다"고 반박했다.


◆기업들 법인세부담 여전히 높아...중기 지자체도 반발=기업들과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여전히 법인세 부담이 높고 법인세 인하와 임투세 공제가 유지될 경우 줄어드는 세수보다 보이지 않는 경제적 효과가 더 크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주요 8개국(G8)법인세 비중은 1980년대(3.18%), 1990년대(2.93%), 2000년대(2.98%)로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0%, 2.28%, 3.63%로 법인세 비중이 오히려 높아지는 '역주행' 궤도를 드러냈다. 그나마 세율에서는 G8은 48.27%에서 43.43%, 36.01%로 낮아졌고, 우리나라도 32.25%, 33.03%, 28.90%로 감소추세를 보였다.


법인세율은 평균적으로 인하되는 추세인 반면 법인세 부담은 확대됐던 것이다. 법인세 인하 효과에 대해서도 세수확보 보다 기업의 투자위축 등의 손실이 더 크다는 주장도 나온다. 2012년까지 유예된 법인세와 소득세 최고세율 인하안이 철회되면 연간 3조7000억원(법인세 3조2000억원, 소득세 5000억원) 규모의 세수가 늘어난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추산한 2014년재정수입 규모(385조~395조원)를 따져보면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철회 효과는 1% 미만에 그친다.


감세철회 논란과 관련해 주목할 점은 중소기업과 지자체들도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임투세공제는 제조업, 도ㆍ소매업 등 32개 업종에 대해 사업용 자산 투자금액의 세액(수도권 3%, 과밀억제권역 밖 7%)을 공제해 주는 제도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대기업의 설비투자 규모와 금액이 커 전체 감면액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임투 혜택을 받는 대기업 2008년 기준 841개, 중소기업은 7558개로 더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소기업중앙회 최근 조사에서도 임투세를 활용하는 중소기업이 30.1%로 나타나 다른 세액공제제도 활용기업의 3~4배 수준에 달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와 14개 지방발전연구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0.0%가 임투세제도 폐지에 반대했다. 임투세제도가 기업투자, 창업 등 지방경제 활성화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90.0%에 달했다. 재정건전성과 관련,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나라가 국내총생산(GDP)대비 1.4% 흑자를 달성하고 내년부터는 2%대의 흑자를 유지한다고 예상했다. 올해 흑자를 내는 나라는 46개국중 한국을 포함해 노르웨이 싱가포르 등 5개국 뿐이다.


한국경제연구원 김학수 연구위원은 "임투세 제도의 일몰기한이 연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세액공제 규모를 반영해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던 기업들의 기대와는 달리, 국제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경제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하던 정부가 갑작스럽게 폐지하기로 한 결정은 기업의 투자계획의 변경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따라서 법인세 인하 철회와 임투세 폐지로 초래되는 기업의 투자의욕 저하와 투자비용 상승은 다시 일자리 창출의 둔화와 경제성장 둔화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
김성곤 기자 skzer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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