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류생산 방식으로 상대적 비중 줄어…내년 생산목표 6만대 그쳐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기아자동차가 준대형 세단 판매 국내 1위를 고수하고 있는 K7의 내년 생산대수를 6만대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목표치인 5만2000대 보다 약 8000대가량 늘어난 수치다.
16일 기아차 관계자에 따르면 K7의 목표생산대수가 소폭 늘어나는데 그친 데는 K5의 영향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올 중반까지만 해도 K7의 내년 생산목표는 7만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K5의 예상이 상상을 초월하면서 K7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었다.
K5와 K7의 상관관계는 양 차종이 화성3공장에서 혼류 생산되는데 있다. 기아차가 내년 K5의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로 하면서 K7의 생산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다.
기아차 내부에서는 중형세단인 K5의 경우 폭발적인 인기를 감안해 내년 생산대수를 27만대 수준으로 크게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유럽 수출 분량도 감안했다. 이는 월평균 약 2만2000대 수준으로, 올해 월 생산대수인 1만2000대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회사 관계자는 "K5로 인해 K7의 생산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7이 국내 준대형차 시장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판매대수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K7은 지난해 12월 양산 당시 5640대, 올 1월 4127대가 팔렸지만 지난달에는 2778대로 떨어졌다. 차급은 다르지만 소비자들이 K7을 K5와 비슷한 차종으로 인식하면서 K5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K7을 위협하는 요소는 또 있다. 내년 초 새로 출시되는 그랜저HG가 그것이다. 현대차는 그랜저HG를 기대하는 고객이 상당히 많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내년 준대형차 시장에 판도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내다봤다.
엔진 교체 여부도 관심이다. 그랜저HG에는 GDI엔진이 탑재될 예정인데, K7에도 GDI엔진이 내년께 장착될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그랜저 신차 출시와 새 엔진이 장착된 K7이 내년에 선보일 것이라는 점 때문에 현재 판매가 좋지 않다"면서 "내년 초 이후 뚜껑이 열려야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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