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마린보이’ 박태환(단국대)이 라이벌 장린과 쑨양(이상 중국)을 제치고 자유형 200m의 최강자임을 증명했다.
박태환은 14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80의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2006 도하 대회에 이어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하는 쾌거였다.
이날 박태환의 승리는 강력한 라이벌 장린과 쑨양의 거센 도전을 뿌리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박태환은 도하 대회에서 자유형 200m, 400m, 1500m를 제패하며 아시아 1인자의 위용을 뽐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자유형 200m 은메달, 400m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계 정상의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7월 로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400m, 1500m에서 모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예상치 못한 부진에 충격은 더 컸다.
장린과 쑨양은 이 대회에서 박태환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장린은 자유형 800m와 400m에서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따냈고, 쑨양은 자유형 1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아 정상마저 장담할 수 없게 된 박태환은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호주 대표팀 감독 출신의 마이클 볼 코치의 지도를 받기 시작했고, 심리치료까지 받았다. 이로 인해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박태환은 지난 8월 미국에서 열린 팬퍼시픽 수영선수권대회에서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자유형 400m 금메달, 자유형 200m 은메달을 따내며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했음을 알린 것이다. 장린 쑨양과의 자존심 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박태환의 자유형 200m 제패 가능성은 높았다. 올시즌 아시아 최고기록인 1분46초27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베이징올림픽 때 세웠던 1분44초85의 아시아 기록도 장린과 쑨양이 넘어서지 못했다.
이날 열린 자유형 200m 예선에서 장린과 쑨양은 박태환을 능가했다. 쑨양이 1분47초85, 장린이 1분48초86을 기록해 나란히 1,2위에 올랐다. 하지만 박태환은 여유를 잃지 않았다. 두 선수의 기록을 먼저 확인하고 마지막 조로 출전해 페이스를 조절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대결에 나선 박태환은 두 라이벌을 보기 좋게 제쳤다. 4년 전 쾌거를 재현하는 활약이었다. 자유형 200m만은 아시아 최강자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한 셈이었다. 아시아 신기록 경신은 '확인사살'과도 같았다.
쾌조의 출발을 한 박태환은 오는 16일 자유형 400m, 18일 1500m에 출전해 2회 연속 3관왕을 노린다.
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 gl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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