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영(Young) 삼성' 시대가 내년 개막을 앞두고 있다.
최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이례적으로 연말인사방침을 세 번에 걸쳐 공개하면서 이재용 부사장의 승진 또는 역할 증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
특히 이 회장 발언 내용은 지난 10월 중하순 '젊은 조직'과 '물리적 나이의 중요성'에서 지난 11일 광저우 아시안게임관련 출국시에는 '될 수 있는대로 넓게'로 구체화되고 있다. 이는 이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 임박을 암시하고 있다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더욱이 이 회장은 지난 1966년 동양방송 입사로 삼성에 발을 내딛은 후 21년만인 1987년 그룹 회장에 올랐다. 이 부사장 역시 지난 1991년 삼성전자 총무그룹에 입사, 2012년이면 21년차가 된다. 재계에서 지적하는 어린 나이와 관계없이 이재용 부사장이 회사에서 쌓은 경륜을 이 회장이 인정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경영권 본격승계의 첫 단추로 본다면 올 연말 인사구도는 '이재용의 사람들 전면배치'와 이재용의 '뉴 삼성' 체제 공고화를 위한 '전략기획실' 부활로 축약될 수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병철 선대 회장과 이 회장은 비서실과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로 이어지는 컨트롤타워에 자신들의 측근을 배치, 경영권 기반을 확고히 했다"며 "이재용 부사장의 경우 아직까지 이 회장의 측근으로 구성된 조직을 통해 경영 및 재무 등에서 도움을 받는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략기획실 부활로 그룹 전체의 경영을 일사분란하게 조율해 나갈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는 셈이다.
자신들은 '이재용의 사람'으로 분류되는 시선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지만 현재 외부에 알려진 이 부사장의 인맥은 사실상 분야별로 포진돼 있다..
대표적 인물은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최 사장은 반도체와 디지털미디어, 정보통신 등 삼성전자 주요 부서를 모두 섭렵한 드문 인물로, 디지털미디어총괄사장 시절부터 이 부사장과 전시행사를 함께 다니는 등 '포스트 이건희 시대'의 주춧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니와 LCD합작사인 S-LCD출범부터 동고동락한 정통 엔지니어 장원기 삼성전자 LCD사업부 사장, 그리고 그룹 대표 재무통으로 작년 12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최도석 삼성카드 부회장 등도 이 부사장을 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인사로 평가받는다.
윤순봉 삼성석유화학 사장은 삼성경제연구소 부소장 시절 이 전무의 중용으로 그룹 업무지원실 부사장으로 입성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외 최주현 삼성에버랜드 사장, 배호원 삼성정밀화학 사장, 이상훈 삼성전자 사업지원팀 사장, 윤주화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 등도 이 부사장의 신뢰도가 높은 인사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이 부사장의 윗세대라는 점에서 과도기적 체제에서의 '보필세력그룹'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사장과 완벽히 경영코드를 같이 할 인사는 현재 부장이나 상무급 등"이라며 "이 회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젊은조직이라는 것이 이 부사장 주변 인물 중 능력있는 사람을 중용하겠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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