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한국기업은 리딩 컴퍼니가 되기 위한 노력을 가장 잘하고 있다."
지난 10일 G20 비즈니스 서밋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세사르 알리에리타 텔레포니카 회장이 던진 이 말은 글로벌 기업인들이 한국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대변한다.
서밋이 열리고 있는 쉐라톤 워커힐 호텔은 글로벌 기업 CEO들로부터 제대로 대접 받는 우리 기업인들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는 자리다.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수많은 개발도상국 기업중 하나로만 치부됐던 한국기업이 이제는 글로벌 기업들이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즉, 우리기업의 '격'이 오른 것이다.
서밋에서 컨비너로 활약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이석채 KT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등 주요 CEO들은 11일 열리는 개막 총회 및 라운드 테이블 틈틈이 글로벌 CEO들과 면담을 가졌다.
서밋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서밋에 참석한 기업인들간 개별 면담 건수는 공식ㆍ비공식을 합해 100건을 훌쩍 뛰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면담의 대부분은 한국 기업인들과의 만남이라는 게 조직위 측의 설명이며, 이 가운데에서도 상당 건수가 글로벌 기업들의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하루 일정 전체를 꼬박 서밋에 올인하다 보니 CEO들간의 면담은 라운드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서, 또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호텔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특이한 점은 면담 내용도 글로벌 기업이 자사 사업에 한국기업의 참여를 요청하는 내용이 많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만난 재계 관계자는 "이번 면담에서 외국 기업인들의 그동안 공개하지 않은 신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제휴를 요청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고, 또 다른 기업 관계자도 "우리가 준비한 자료를 들은 유럽 기업인들이 오히려 자원개발 및 에너지 관련 사업을 함께 하자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상담이 당장의 성과를 낼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사후 지속적으로 논의를 진행해 나갈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은 향후 커다란 사업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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